▲기후에너지부 정승현 기자
올해는 탄소 감축이라는 목표가 어느 때보다 크게 흔들렸다. 9일부터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31)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이다.
국제연합 환경계획(UNEP)은 지난 9월 '오버슈트 제한: 섭씨 1.5도 초과 추적과 귀환을 향한 경로' 보고서를 내고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자는 파리협정 목표를 지키기 어려워졌다고 발표했다. 모든 국가적 기후위기 대응책을 실행하는 등의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로 가도 상승폭이 1.8도까지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결국 UNEP는 기온 상승폭 1.5도를 넘기되 초과 폭을 최소화하고, 상승 폭이 정점에 다다른 뒤 1.5도 이내로 되돌리는 '목표 초과 – 정점 – 하락' 경로를 제안했다. 무더위와 산불, 해빙, 생태계 혼란 같은 위험만큼은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어떤 산업들보다 에너지 소비가 많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산업의 판도를 바꿀 AI에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몇 년 뒤 뒤처진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AI 에이전트가 학습하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두뇌를 따라가기 위해 막대한 전력을 쓰고 있다.
시급성과 관련 기자재 조달 여부, 전력 공급 안정성 확보 같은 요인들을 저울질해 태양광과 가스발전, 원자력 발전 가리지 않고 발전원 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대용량 발전 경험이 부족한 재생에너지보다 오랜 경험이 쌓인 가스발전에 눈길이 가는 현실을 막기 어렵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AI 발전 속도를 늦추거나 포기하는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매우 비현실적이다. 이럴 때일수록 에너지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한다. 무조건 재생에너지만 써야 한다고 강요하거나, 재생에너지는 불안하다며 원전을 추켜세우는 이분법을 경계해야 한다. 천연가스 발전은 탄소 배출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석탄보다는 그나마 효율적이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어느 정도 활용이 불가피하다.
일단 지금은 탄소 배출을 줄여 1.5도 목표로 회귀하는 것이 시급하다. 탄소를 줄일 수 있다면 뭐든 해야 한다. 적절한 에너지 믹스를 찾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장기간 인프라 투자를 단행해야 더 큰 위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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