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형 보험 위주의 보상체계의 공백을 메우는 방안으로 지수형 보험이 주목 받고 있다.[이미지=퍼플렉시티]
대형 산불과 집중호우 등 인명·재산 피해를 야기하는 리스크가 심화되면서 보험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이 재정적 피해를 입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것이다.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보험산업이 정부의 재해복구 지원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김 원장은 농작물재해보험을 필두로 정책성 보험이 도입되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상품 운용이 이뤄지고 있지만, 보장공백이 많다는 우려도 표했다.
전문가들은 지수형 보험을 통해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식수산물재해보험과 풍수해보험 등은 실손형 상품이다. 실제 손해에 비례한 보상이 이뤄지는 장점이 있지만, 손실 확인과 평가에 시간이 소요되고 손실 규모가 작은 경우 효율성이 낮다는 단점이 병존한다.
반면 지수형 보험은 강수량·적설량을 비롯한 특정 지표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보험금이 지급되는 특성상 빠른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피해액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도 보상 절차가 진행되는 것도 특징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지수형 보험의 필요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의 기후보험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첫번째 상품으로, 경기도민의 온열질환·한랭질환·특정 감염병 진단비 등을 보상한다. 고령층을 비롯한 기후취약계층의 의료기관 통원비 등도 보상항목에 포함된다.
제주도는 건설현장의 퇴직공제 가입 일용직 근로자가 폭염 때문에 작업이 전면 중단되는 경우 소득 상실분의 80%를 정액 지급한다. 민간기업의 '선두타자'는 KB손해보험이다. 전통시장 날씨 피해 보상보험은 폭염이나 한파에 따른 휴업·매출 손실을 보상하고, 연간 지급 횟수 제한이 없다.
◇ 시장 초기 단계…민·관 협력 모델 필요
그러나 가입 여부를 알지 못하거나 약관의 제약으로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하는 등 활용도가 낮고, 다른 다수의 점포와 함께 가입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실 규모와 보험금 지급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첨단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관측·분석 역량을 키워야 하는 이유다.
기업성 보험은 가입률이 저조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당 상품군에 가입한 기업 중 중소기업 비중은 34.2% 수준으로 60%가 넘는 미국·영국·독일 등과 차이를 보였다. 한진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료 부담 △위험 관리 인식 부족 △낮은 상품 인지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운송 분야를 비롯한 날씨 민감 사업장이 지수형 보험을 통해 현금흐름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제공하는 위성 데이터로 손해사정 정확도를 제고하는 방식으로 협력이 이뤄지면 기후위험에 대비한 보험상품 공급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부가 시범사업을 추진해 초기 위험을 분담하고, 민간에 점진적으로 이전하는 형태도 언급했다.
◇보장체계 변화 촉구…사후 복구→사전 예방
▲13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기후보험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김헌수 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장체계의 접근 방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 주요 재난사건으로 발생한 재산 피해 보다 복구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남경훈 한국화재보험협회 신사업전략팀 박사는 지난 8월 거제와 통영에 내린 집중호우의 피해액이 약 800억원이었으나, 복구비는 2308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포항 지진, 2022년 태풍 '힌남노', 지난해 집중호우 등의 사태에서도 복구비가 피해액의 2배를 상회했다.
남 박사는 위험평가 및 저감(예방)에 재원을 투입하는 것이 사후 복구 보다 '가성비'가 우수하다고 역설했다. 예방 효과를 검증해 보험료·재보험 조건에 반영하면 예방 투자를 확대하고 가격 시그널을 강화하는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의 시나리오별 산사태 위험평가는 보험사 요율 차등, 재보험사 집적위험 관리, 지자체 예방사업 등의 근거로 활용되는 중이다. 또한 주소 단위 통합 위험정보(BRIDGE) 기반 기후보험 성과지표를 보험료 지원·지급 트리거·대상 확대 설계에 환류하고, 파일럿 및 재보험 연계로 단계를 확장하고 있다.
김유란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적응과 서기관은 “예방·복구 지원, 데이터 수집 및 가공, 취약계층 보호 등이 기후보험과 관련된 정부의 역할"이라며 “보험연구원과 연구용역 등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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