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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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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논란에 범여권 분열 조짐… 李, ‘노무현의 길’ 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9.12 09:30

與 내부서도 반대…조국당 “파병불가” 김어준도 “파병반대”
촛불행동은 “반미투쟁” 경고…민주당 지지층 69% 반대응답
“盧 때와 똑같아…국회 동의? 민주 이탈표 국힘이 채워줄듯”

수석보좌관회의 입장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를 둘러싸고 범여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 당시 한미동맹과 진영 내 반발 사이에서 고뇌했던 길을 이재명 대통령도 걸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동참 요구에 따라 현지 정세 파악과 우리 국민 및 선박의 안전 점검을 명목으로 현지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구체적인 파병 검토 수순에 착수했다.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출동해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장하거나 해상초계기 및 별도의 함정을 추가 파견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는 국익과 한미동맹의 실익을 따지며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친명 송영길, 친문 이기헌·김영배, 김병주, 김어준도 “반대"

문제는 범여권 내부에서는 거센 반발 기류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 구분 없이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먼저 반대의 목소리를 낸 건 친문계 이기헌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에 파병 동의 요청이 오면 국익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같은 친문계인 김영배 의원은 지난 9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헌법 60조 2항에 보면 '파병을 할 때 국회 동의를 받아야 된다' 이렇게 돼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저는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명계에서는 송영길 의원이 반대에 섰다. 송 의원은 같은 날 뉴스명당에서 “이라크 전쟁 때보다 더 명분이 없다"며 “우리가 침략 전쟁을 반대하도록 헌법 5조에 명시돼 있을 뿐 아니라 이게 유엔 결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나 일본도 다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라고 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의원도 전날(11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호르무즈 파병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이 아무리 요구한다고 해도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파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당 방송의 진행자인 범여권 스피커 김어준씨 역시 “저는 파병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파병 불가 선언" 요구… 촛불행동은 “반미투쟁" 경고

여당 일각의 우려에 이어 범여권 진보 정당들까지 파병 반대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와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는 전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조차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을 파병하지 않았다"며 “국민주권정부를 자임하는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밀려 불법적인 침략 전쟁을 지원하는 파병을 검토할 수 있느냐"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하고 파병 불가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시민사회계에선 반미(反美) 투쟁까지 언급되며 반발 수위가 극에 달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친형인 김민웅씨가 상임대표로 있는 촛불행동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 정부를 향해 “우리 대한민국은 그 전쟁에 가담할 생각이 1도 없고 미국의 강요에 굴복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며 “미국이 계속 우리를 이렇게 압박한다면 미국은 여기 한국 땅에서 거대한 반미 투쟁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보 4당, 호르무즈 파병 검토 철회 촉구 기자회견

▲11일 개혁진보 4당이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검토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 ⓒ연합뉴스

재명이네마을서도 “李 정치생명 끝내려나" 우려… 민주당 지지층 69% 반대

이 대통령 지지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파병은 대통령을 위해서도 국민들이 반대해야 한다" “이란 파병은 잼(이 대통령)의 정치생명을 끝내려는 미국의 기획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과 똑같은 기시감이 (든다)"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이 나왔다.


전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반대 응답(55%)이 찬성 응답(32%)보다 우세한 가운데, 이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층 66%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69%가 파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파병, 가장 고통스러운 결정"… 盧, 집권 2년차에 지지율 20%대로

정치권에서는 범여권의 집단적 반발 움직임을 두고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이라크 파병' 사태가 23년 만에 재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동맹과 국익이라는 현실적 상황과 진영 내 반발이 충돌하는 상황이 원색적으로 닮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핵 위기 속 한미동맹을 명분으로 이라크 전쟁 파병 결정을 내릴 당시 진보 진영은 거세게 요동쳤다. 당시 열린우리당 창당을 추진 중이던 통합신당 소속 임종석 전 의원은 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12일간 단식농성을 벌였고, 범여권 의원 60여명이 집단으로 파병 반대 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진보 진영이 사실상 분열 상태에 빠졌다.


진보 단체와 시민사회 역시 파병 반대를 외치며 정권을 향해 '배신'이라는 비난을 퍼부었고, 대학가와 시민사회 전반으로 거대한 파병 반대 여론과 시위가 확산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고통스러워했던 결정이 이라크 파병이었다"고 회고할 만큼 진영 내부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야 했다. 2004년 2월 자이툰부대 추가 파병 당시 집권 2년 차인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盧 때와 똑같아… 국회 동의? 민주당 이탈표 국힘이 채워줄듯"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정국을 두고 “노무현 정부 때하고 똑같은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이 얼마나 설득을 잘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에서 (파병 동의에) 이탈표가 나오는 만큼 국민의힘 표로 보충이 될 테니 동의안 통과 자체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해외 파병 동의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최종 가결된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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