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항길 태국 람차방항에 입항한 미해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사진=AFP 연합뉴스
최근 미국, 이란 간 무력 충돌 재개 등 중동 불안이 다시 고조되자 정부가 비축유 스와프(SWAP) 재가동, 원유·나프타 대체물량 확보 등 '비상경제' 태세에 들어갔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에 금리 상승으로 취약차주 등 민생 부담도 가중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비상경제본부회의와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잇달아 열어 주요 공급망 수급 상황, 채권시장과 금리 동향 등을 점검했다.
앞서 지난 3일 예정에 없던 비상경제본부회의가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주재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전쟁 거시경제·물가대응반, 에너지 수급반, 금융안정반, 민생복지반, 해외상황 관리반 5개 반별로 중동 상황과 각 부문 관련 대응 상황에 대해 치밀한 점검이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 4~6월 시행했다 중단했던 비축유 스와프를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비축유 스와프 제도는 정부가 보유한 비축유를 정유사에 먼저 빌려주고, 정유사가 해외에서 확보한 대체 원유가 국내에 도착하면 동일한 양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우려 등으로 정유사들은 우회 운송을 통해 원유를 도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유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증가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유가도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서 다시 급등하고 있다.
최근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5.52 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91.30 달러 등으로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정부는 원유 대체 물량 도입 촉진과 함께 항로 우회에 따른 수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축유 스와프를 지난달 24일 다시 시행했다.
정부는 최근 나프타와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제한, 수급안정 조치도 내년 1월까지 5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국내 수급 상황에 따라 관련 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9~10월 원유와 나프타를 전년 평균 대비 90% 수준으로 확보 중이어서 공급에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고조돼 국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비축유 스와프 등 가용한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며 “나프타 등 석유제품과 원유 수급 상황, 에너지 물류 동향도 지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재정경제부
유가 상승과 함께 각국의 국채발행 증가, 주요국들의 잇따른 정책금리 인상 움직임 등으로 국내 금리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미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다녀온 바로 다음날 4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중동 긴장 재고조로 인한 유가 상승에 금리 인상까지 이어져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질 우려가 커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3%로 올린데 이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시장 금리에도 상승 압력을 주고 있다.
정부는 향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 취약차주 어려움이 가중되고, 상호금융권의 건전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9월 1일부터 정책금융 지원프로그램 18조7000억원, 채권·자금시장 안정프로그램 10조5000억원 등을 집행한데 이어 취약차주 금융 지원을 추가할 방침이다.
또,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금융 위기가구 포함 16만명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의 이란 제재 상황 등 중동 리스크가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효과를 최소화하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주요 원자재 수급과 가격 변동 상황도 철저히 점검하고, 취약차주 지원 등 민생 안정 방안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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