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들어간다. 오는 27일 후보군이 6명에서 3명으로 좁혀지면서 현직 양종희 회장의 연임 도전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외부 후보가 최종 3인에 포함될 경우 차기 회장 경쟁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 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심사를 실시하고 27일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3명의 숏리스트를 확정한다.
이번 절차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후보의 절반이 탈락한다는 점이다. 현재 후보군은 양종희 회장을 포함한 내부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부 후보는 이재근 KB금융 글로벌·WM·SME부문장,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다. 외부에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신원 공개를 원하지 않은 후보 1명이 경쟁하고 있다.
3명으로 압축된 후보들은 다음 달 11일 심층 인터뷰와 평가를 받는다. 회추위는 이를 통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하고 이후 자격 검증과 이사회 추천을 거쳐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 실적으로 쌓은 연임 명분...관건은 평가의 범위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현재로서는 양 회장이 최종 3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취임 이후 KB금융의 실적이 꾸준히 확대됐고, 비은행 사업과 주주환원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점이 연임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 회장이 취임한 2023년 11월 이후 KB금융은 실적 측면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8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K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조88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1%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수익 기반을 넓힌 것도 양 회장 체제의 특징으로 꼽힌다. 은행에 집중됐던 그룹의 이익 구조에서 벗어나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주주환원 역시 빼놓기 어렵다. K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넘어서는 자본을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에서 양 회장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다만 실적이 곧바로 연임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회추위는 후보자를 평가하면서 경영 성과 외에도 리더십과 전문성, 업무 경험, 도덕성, 장·단기 건전경영 능력 등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지주 최고경영자의 선임 과정에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부상한 만큼 양 회장 역시 종합적인 검증을 거치게 된다.
◇ 양종희는 유력...남은 두 자리 '내부냐 외부냐'
양 회장의 진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금융권의 관심은 사실상 나머지 두 자리에 집중되고 있다. 내부 후보들이 선택될 경우 KB금융의 현 경영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외부 후보가 포함되면 회장 선임의 경쟁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이재근 부문장은 KB국민은행장을 3년간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 경영과 조직 관리 역량을 갖춘 인사다. 현재는 글로벌과 WM, SME 사업을 담당하면서 지주 차원의 사업 경험도 쌓고 있다. 이창권 부문장은 전략과 비은행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KB국민카드 대표를 거쳐 지주 전략 업무를 담당하면서 그룹의 사업 재편과 미래 성장 전략에 관여해온 것이 강점이다.
이환주 행장은 보험과 은행을 모두 경험했다. KB생명보험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거친 데 이어 KB금융 CFO를 지냈고 올해 KB국민은행장에 취임하면서 주요 계열사와 지주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외부 후보 중에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변수로 꼽힌다. 권 전 행장은 우리은행 IB그룹장과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대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등을 거친 뒤 우리은행장을 맡았다. 은행뿐 아니라 IB와 자산운용, 제2금융권까지 경험했다는 점에서 내부 후보와는 다른 경력을 갖췄다.
특히 이번 선임 과정에서는 외부 후보들이 기존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지적받아온 정보 접근과 준비 기간의 불리함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회추위는 외부 후보에게 일정 기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회추위원과 사전 간담회를 진행하는 한편 인터뷰 시간도 별도로 늘렸다. 후보자의 요청에 따라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방식도 허용했다.
따라서 27일 숏리스트 결과는 KB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가 내부 승계에 얼마나 무게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내부 후보들만으로 3인이 구성된다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한 승계 구도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외부 후보가 3인에 들어갈 경우에는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서 변수가 커질 수 있다. 내부 후보들이 그룹에 대한 이해도와 경영 연속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외부 후보가 새로운 시각과 금융업 전반의 경험을 앞세워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권에서는 현재까지의 경영 성과를 고려하면 양 회장이 최종 3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내부 후보와 외부 후보가 경쟁하는 만큼 27일 숏리스트 결과에 따라 최종 회장 선임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후보가 숏리스트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판세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미 양 회장은 실적이나 주가 등 경영 성과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숏리스트 포함 여부 자체가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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