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등급전망 '부정적' 하향
순차입금 2년 반 새 2조원 늘어
1.2조 유증에도 투자부담은 여전
▲사진=책GPT
에코프로의 신용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차전지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사이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재무부담이 빠르게 커졌다. 자회사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충도 예정돼 있지만 투자에 필요한 자금도 만만치 않다.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전날 에코프로 선순위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자체는 유지했지만 향후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부정적 전망이 붙었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등급을 유지하기보다 하향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다. 에코프로의 현 신용등급은 'A-'로 한 단계 하향될 경우 'BBB+'가 된다. 이 경우 투자적격등급은 유지하지만 A급에서 BBB급으로 등급 범주가 내려간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높아지는 등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질 수 있어 차입 부담이 큰 기업에는 추가적인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5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도 에코프로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을 충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신평사가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늘어나는 차입금과 이를 감당할 이익창출력이다. 에코프로 계열은 국내외 생산시설과 원재료 사업 등에 투자를 이어왔지만 2023년 하반기 이후 이차전지 업황이 꺾이면서 영업실적이 악화됐다. 현금창출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금은 계속 투입되고 있다.
실제 에코프로 계열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3년 말 2조623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7018억원으로 불어났다. 2년 반 만에 2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1조2044억원에서 3조2074억원으로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는 34.7%에서 41.1%로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재무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하고, 40%를 넘어서면 경고 구간으로 평가된다.
나신평은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과 환경사업 등에 대한 신·증설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 규모가 제한되면서 계열 전반에서 현금흐름상 부족자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입금 늘고 이익창출 회복은 더디고...조 단위 유증에도 재무 부담 ↑
차입금을 뒷받침할 이익창출력 회복도 더디다.
에코프로 계열의 매출은 2023년 7조2602억원에서 이차전지 업황 악화가 본격화된 2024년 3조1279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3조4130억원으로 소폭 회복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1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EBIT도 513억원에서 39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연간 EBIT는 2138억원으로 2024년 2930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지만.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신평사들의 중론이다.
나신평은 주력 계열사의 유형자산 내용연수 조정과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폭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불리한 정책 환경과 유럽 내 경쟁 심화,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인 수익성 개선 여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의 판단도 비슷하다. 올해 6월 말 현재, 최근 12개월(TTM) 기준 에코프로의 순차입금 대비 조정 EBITDA는 7.5배다. 이는 한기평이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으로 제시한 7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주요 자회사 차입금 증가로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확대된 영향이다.
단기적인 재무부담 완화 요인으로는 에코프로비엠의 유상증자가 꼽힌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10월 납입을 목표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계획대로 완료되면 계열의 차입 부담 증가세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지주사 에코프로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때문에 1조2000억원이 모두 계열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에코프로가 부담할 금액은 약 5000억원 안팎으로, 한기평은 이를 제외한 외부 유입자금을 연결 기준 약 6708억원으로 추산했다.
조달 이후에도 대규모 자금소요가 이어진다. 에코프로 계열은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인도네시아 니켈제련소와 국내외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영규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인도네시아 니켈제련소와 국내외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약화된 EBITDA 창출력과 제반 투자 부담을 감안하면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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