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지난달 29일 출원한 신규 H형강 통합 브랜드 CI. 사진=지식재산처 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
현대제철이 압연 H형강(RH형강)과 조립 H형강(BH형강)을 아우르는 신규 통합 브랜드 론칭에 나서며 국내외 H형강 시장 새 판 짜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브랜드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겨냥한 특화 솔루션 브랜드의 일환으로 출범할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현대제철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제철은 최근 신규 RH·BH 통합 브랜드인 'H-ONE' 출범을 앞두고 있다. 생산 방식이 다른 두 H형강을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하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브랜드 상표 출원도 마쳤다. 지식재산처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달 29일 특허법인을 통해 H-ONE에 대한 상표 출원을 마쳐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지정상품은 총 55개로, RH·BH형강을 비롯해 건축용 강철프레임과 금속제 건축용 골조·기둥, 미가공·반가공 강철 등 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H-ONE은 오는 7일께 브랜드 론칭 이벤트(타운홀 미팅)에서 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먼저 소개된 뒤 한 주 뒤인 14일을 전후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H-ONE의 브랜드 정체성도 RH와 BH의 통합에 초점을 맞췄다. 본지가 입수한 'H-ONE 브랜드 론칭 이벤트 초청장'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브랜드 핵심 개념을 'RH와 BH를 통합한 H형강의 새로운 기준'으로 설정했다. 해당 초청장은 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배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신규 브랜드 론칭은 현대제철이 이미 'H-CORE'라는 프리미엄 건설용 강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해당 브랜드가 내진강재뿐 아니라 고강도 형강 제품군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공급 플랫폼인 H-CORE 스토어에 따르면, 총 173개에 이르는 H형강 제품이 포진해있다.
이에 현대제철이 이번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해 글로벌 철강업계의 새로운 고부가 수요처로 떠오른 AIDC 시장을 집중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현대제철은 최근 AIDC를 차세대 철강 수요처로 낙점하고 관련 H형강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프리미엄 BH형강인 '엑스트라H'와 맞춤형 BH형강 '커스텀H'다. 엑스트라H는 범용 H형강보다 최대 5배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개발돼 대규모 서버와 냉각·전력설비 등이 들어서는 AIDC에 특화된 제품으로 꼽힌다.
RH와 BH를 하나의 브랜드로 묶는 전략도 이 같은 수요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RH는 반제품을 압연해 일체형으로 생산하는 반면, BH는 후판을 절단한 뒤 용접·조립해 제작한다.
특히 BH는 압연 방식으로 생산하기 어려운 대형·비표준 단면을 구현할 수 있어 프로젝트별 하중과 설계조건에 맞춘 대응이 용이하다.
또한 H-ONE의 지정상품이 55개 수준으로 폭넓게 지목된 가운데, 현대제철이 올 들어 데이터센터용 강재 시장 공략을 천명했다는 점 역시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차세대 전력 인프라 판매 확대 TFT'를 신설하고 AI 수요 확대에 따른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후 지난 8월에는 국내 건설사업관리 1위 업체인 한미글로벌과 '건설분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제철은 이를 계기로 건설용 강재를 설계단계부터 분석·적용해 고객에게 데이터센터·반도체 생산 시설 등 첨단 산업시설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강구조 모델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특히 현대제철이 그간 기존 브랜드 H-CORE와 고객사를 대상으로 건설 구조물의 구조설계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는 협력프로그램 'H-CORE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제품 판매~구조 설계 밸류체인을 구축해온 만큼, 이 같은 사업 모델이 이번 H-ONE에 이식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사는 AIDC 시장 공략을 위해 단순 철강재 판매에서 한발 더 나아간 전략을 예고한 상태다. 회사는 지난 8월 홈페이지에 게재한 게시물을 통해 “AIDC 특화 철강재와 전문적인 컨설팅을 결합해, 설계부터 자재 공급까지 건설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AIDC 특화 솔루션 브랜드를 새로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번에 출범하는 H-ONE이 해당 솔루션 브랜드와 연계되거나, AIDC용 H형강 제품을 묶는 핵심 브랜드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H-ONE의 구체적인 브랜드 목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제철 측은 “이제 막 상표 출원에 나선 단계에 있는 만큼, 별도로 공개할 내용이 마땅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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