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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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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했지만 못 판다”…PF 부실, 브릿지론 넘어 ‘본PF’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7.13 14:58

PF 위험 노출액은 줄었는데…‘다 지어도 못 파는’ 회수 리스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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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시내. 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착공 전 단계인 '브릿지론'에서 준공까지 마친 '본PF'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금리 기조 이후 중도에 접기 어려운 사업은 준공까지 이어져 브릿지론 단계 리스크가 본PF 단계로 이동한 상황이다.


13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8차 부동산PF 전금융권 현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권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가 170조원으로 2023년 말(231조원)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의이하비율은 전분기 말 8.4%에서 올해 1분기 9.7%로, 부실우려비율은 6.3%에서 7.1%로 상승하며 PF 건전성은 다시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실 수준을 뜻하는 유의이하 사업장 잔액은 올해 1분기 16.4조원이었다. 전분기 말 14.7조원 대비 1.7조원 증가했다. 정리·재구조화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신규 부실 사업장이 유입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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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부동산PF 전금융권 현황 점검' 보고서 내 전 금융권 PF 익스포저 비중, 유의이하·부실우려비율. 한국신용평가

완공 이후에도 회수가 어려운 사업장이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고금리 이후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가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브릿지론 단계에서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느냐'가 핵심 리스크였다면, 본PF 단계에서는 '완공한 건물이 팔리느냐, 임대가 되느냐'가 핵심 리스크"라며 “부실이 본PF로 이동했다는 것은 결국 시장 수요가 위축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 금리 급등 이후 신규 사업은 사업성이 떨어지면 착수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반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은 중도에 접기 어려워 일단 준공까지는 갔지만, 이후 분양 부진이나 매각 지연으로 자금 회수가 막히는 사례가 증가해 본PF 단계로 부실이 넘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한신평 분석에서도 확인된다. 본PF 잔액은 2분기 중 약 0.9조원 증가해 경·공매 추진 사업장 내 본PF 비중은 전분기 16.7%에서 20.6%로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본PF 비중이 23.6%까지 확대돼 본PF 사업장의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신평은 “기존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진행 리스크에 더해, 완공 이후 분양성과 부진 및 매각 지연에 따른 본PF 회수위험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회수 여건도 악화되는 모습이다. 법원경매정보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경매 매각률과 매각가율이 2024년 하반기에 최고점을 찍고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5월 말 기준 매각가율은 58.2%까지 낮아졌다. 경매를 통한 사업장 해소가 지연되고 담보가치 회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에너지경제신문이 금융투자협회 경공매 PF 매각추진 사업장 리스트를 직접 분석한 결과, 이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 충남 천안시 성성동의 한 업무시설(감정가 약 3136억원)은 준공을 마쳤지만 아직 공매조차 개시되지 않은 상태다.


경기 부천시 내동의 한 물류센터(감정가 약 1802억원)는 완공 이후 화재보험 등 미비 서류를 보완하며 공매 절차를 밟고 있다.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한 주상복합 사업장(감정가 약 405억원)은 유치권 분쟁으로 매각이 장기화되고 있다.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일부 호수는 매입 협의가 무산됐고, 현장을 점유 중인 유치권자와의 협의도 수개월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경남 김해시의 한 병원 건물(감정가 약 240억원)은 준공 후 전체가 공실로 남아 있고, 광주광역시의 한 주상복합 사업장(감정가 약 190억원)은 입주 지정일이 지나면서 수분양자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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