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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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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에 최고가격제 ‘안갯속’…손실보전 ‘이중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7.09 14:50

중동 재격화에 유가 ‘들썩’…호르무즈도 악화일로
최고가격제 종료 요건 반대로…‘유지’ 명분 확대
檢 ‘유가담합’ 논란까지 가세…손실보전 난이도↑

전국 휘발윳값 3개월여만에 1천800원대 진입

▲국내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 지난 6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앞 유가정보 게시판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종료 수순을 밟던 석유 최고가격제의 향방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부가 줄곧 종료 조건으로 제시해온 중동 정세와 유가 안정 흐름이 다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와 국내 정유업계가 진행할 예정이던 최고가격제 후속 절차인 손실보전 협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8일 전장 대비 5.2% 상승한 배럴당 78.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같은 기간 4.37% 오른 73.52달러로 마감했다.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전후로 안정화되는 듯 하던 국제 유가가 중동 정세 재악화 조짐으로 지난달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반등을 본격화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그간 국내 유가 산정의 기준으로 여겨졌던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도 8일 기준 보통 휘발유 94.8달러·121달러(각 배럴당)를 기록하며 반등 전환했다.


글로벌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통행 재개 여부 자체도 한층 불투명해졌다.


대(對)미국 협상단을 지휘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국영TV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위협에 의해서가 아닌 오직 이란의 통제하에서만 재개방될 것"이라고 엄포하며 재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꼐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정세가 우리 정부의 최고가격제 종료 요건과 전면 배치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그간 국제 유가 안정화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중동 전쟁 종결 등을 최고가격제 종결을 위한 핵심 요건으로 지목해왔다.


앞서 산업통상부도 지난달 27일 7차 최고가격제 시행을 통해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리터당 150원 인하하면서 “7차 최고가격을 향후 4주간 적용할 예정이지만 중동 정세·국내외 유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조정 주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미국-이란 무력충돌 재격화 양상으로 이러한 요건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확대되며 최고가격제 종결은 커녕 유지 압력까지 동반 확대되는 양상이다.


비록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리터당)이 이달 들어 1800원대에 진입하며 외견상 국내 유가 동향이 안전화하는 흐름에 진입했으나, 국제 유가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시장에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중동 정세가 장기적으로 악화할 경우 최고가격제 유지 명분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해도 유가 안정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최고가격제 종료 전망이 우세했는데, 중동 상황에 따라 최근 유지 전망이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최고가격제 유지를 부추기는 대외 압력이 확대되면서 석유제품 가격 제한에 따른 정유사 손실보전 난이도도 덩달아 상승하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손실 규모는 4~5조원 규모에 이르는데,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최고가격제가 장기 유지될 경우 업계의 체감 손실은 지속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정부가 보전해줘야 할 업계 손실 규모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손실보전 명목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확보한 예비비는 4조2000억원 규모다.


최근 검찰로부터 발표된 이른바 '유가 담합' 논란도 손실보전 협상 난이도를 한층 부풀리는 형국이다.


특히 검찰이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기간에도 정유사들이 이익을 냈다"며 산업부에 관련 자료까지 제공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업계 안팎에선 손실규모 책정부터 실제 손실보전 집행 규모까지 산업부·업계 양자의 부담이 동반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산업부는 일단 '원가 기반 정산'이라는 기조 하에 담합 논란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업계와 손실보전 협의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말까지 업계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한편, 회계·법률·시장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정산위원회를 통해 손실 규모 산정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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