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청사. 제공=부산시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끝난 줄 알았던 이름'이 다시 떠올랐다. 최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시절 벌어진 이른바 '부산판 블랙리스트' 사건이 민사 판결로 이어지면서, 부산 공직사회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과거 '인사 개입 논란' 후유증이 선거를 앞두고 다시 떠올랐다는 반응이다.
부산지법 민사11부는 지난 8일 전직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임원 3명이 오 전 시장과 박태수 전 정책특별보좌관, 신진구 전 대외협력보좌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직권을 남용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했다"며 약 8억 원 배상을 명령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데 이어 민사상 책임까지 인정된 것이다.
사건의 출발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 전 시장 취임 직후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사직 압박이 이어졌고, 실제로 9명 가운데 7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법원은 “임기와 신분이 보장된 임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사직을 요구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공직사회에 남아 있던 기억을 다시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부산시청 안팎에서는 당시 시정 운영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박 전 보좌관의 영향력과 인사 개입 논란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회자돼 왔다. 특히 박 전 정책특보가 시정 전반에 깊이 관여하던 시기, 조직 분위기가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 “그때와 같은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말이 여전히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선거와 맞물리며 더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다. 공직사회는 본래 보수적 성향이 강하고, 인사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집단이다. 정권이 바뀌면 승진과 보직, 조직 개편까지 달라지기 때문에, 공직사회는 정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한다.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이 결과를 좌우하기도 한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는 규모가 크고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여기에 가족과 주변까지 포함하면 파급력은 더 커진다. 정책을 실제로 집행하는 주체라는 점도 중요하다. 공직사회가 등을 돌리면 정책은 속도를 잃고, 반대로 지지하면 추진력이 붙는다.
이런 점에서 최근 분위기는 현직인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유리하게 흐른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안정이 우선"이라는 기류가 감지된다. 과거 인사 갈등에 대한 기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변화를 택하기보다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측은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전재수 캠프에는 친노·친문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정치권에서는 “집권을 전제로 한 내부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여기에 오거돈 시정 당시 인사 논란의 기억까지 겹치면서, 공직사회 표심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공직사회 표심은 단순한 표를 넘어 정책 추진력과 직결될 것"이라며 “어느 쪽이 더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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