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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홍종 교수 “고속도로가 한국 산업 키웠듯, 이제는 전력망이 국가경쟁력 핵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1.26 11:17

“에너지는 환경정책 아니라 산업 전략…기후·산업 쪼갠 부처 구조로는 실패 가능성 커”
“AI·반도체 시대, ‘안정적 전력’이 국가 경쟁력…전력 시스템 전체 다시 설계해야 할 때”
“공기업이든 민간이든 빠른 건설 구조 만들어야, 늦게 짓는 전력망이 가장 비싼 전력망”
“친환경 하겠다면 비용 증가 인정하고 논의 시작해야, 비용 빠진 에너지 정책 공론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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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 사진=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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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 사진=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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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 사진=전지성 기자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늘 거창한 미래 목표만 제시할 뿐, 그 목표가 어떤 가정 위에서 가능한지,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 이를 집행할 거버넌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점검이 전혀 없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구조에서는 2050 탄소중립이든, 전력수급기본계획이든 모두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현재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전력거래소 비용평가위원 및 규칙개정위원, 전력수급계획 총괄위원 등을 역임한 에너지 및 자원 분야 전문가이다.




조 교수의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에너지 정책은 기후 목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성장과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수단이어야 하며, 이를 외면한 채 규제 중심으로 흐를 경우 산업 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에너지가 경제를 서포트하지 못하고 기후가 앞서가면, 정책의 결과물은 규제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유럽도 이 문제를 겪은 뒤 결국 에너지와 경제를 다시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특히 에너지 정책을 산업부와 기후 부처로 나눈 현 체계를 “정책적으로 심각한 미스매치"라고 평가했다. 독일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때 기후 행동 부처와 경제·에너지 부처를 분리했다가, 산업 경쟁력이 흔들리자 다시 '에너지·경제부'로 통합했다"며 “기후를 앞세운 에너지 정책은 결국 산업을 죽인다는 교훈을 이미 유럽이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처 간 책임을 나눠 갖는 구조에서는 비용 추계도,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도 사라진다"며 “결국 국민 부담만 남게 된다"고 덧붙였다.


“전기본, 수요·망·요금 모두 빠져 있다"

조 교수의 비판이 가장 집중된 대목은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다. 그는 전기본이 △전력 수요의 불확실성 △송전망 △전기요금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5년 뒤 전력 수요를 소수점 단위까지 단정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수요 전망과 발전설비는 범위와 변동성을 전제로 한 중장기 아웃룩(Outlook) 형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말로 계통 운영이 가능한지, 시스템의 안정화가 가능한지가 더 중요하다. 발전 비중만 정하고 송전망은 나중에 한전이 알아서 하라는 지금의 방식은 현실성이 없다"며 “발전 설비와 수요지, 송전망, 배터리를 동시에 최적화(co-optimization)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요금 등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어떤 설비를 얼마나 짓고, 송전망을 어떻게 깔면 10~15년 뒤 전기요금이 얼마가 되는지 아무도 계산하지 않는다"며 “요금 논의를 회피하는 에너지 정책은 무책임하다"고 직격했다.


AI·반도체 시대, '안정적 전력'이 국가 경쟁력...“망은 국가 책임, 빨리 짓는 게 가장 싸다"

조 교수는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전력 안정성을 국가 생존의 문제로 봤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정은 0.01초 단위의 주파수·전압 안정성이 요구된다"며 “24시간 재생에너지 전력만으로 이를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재생에너지는 백업 발전소와 송전망, 계통 안정 비용을 모두 포함한 '시스템 비용'을 봐야 한다"며 “이 비용을 외면하면 결국 전기요금 폭등이나 산업 이탈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기를 많이 쓰지 못하게 되면 제조업은 해외로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해법으로 전력망을 포함한 '국가 망 경제'의 재정립을 제시했다. 전력망·가스망·교통망은 자연독점 산업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빠르게 구축해야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초고속 인터넷망과 고속도로가 한국 산업을 키운 것처럼, 이제는 전력망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공사든 민간이든 적절한 이윤을 보장해 빠르게 건설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늦게 짓는 전력망이 가장 비싼 전력망"이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여론조사 동원한 발전원 논쟁 아닌 '전력 시스템' 논쟁으로 가야"

원전 정책을 둘러싼 공론화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조 교수는 “원전은 고도의 전문 영역으로, 일반 국민이 기술적 구조와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여론조사 방식의 공론화는 과학적 판단을 보완하기보다 정치적 면피 수단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11차·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사이에 실질적인 환경 변화가 없다는 점을 들어 “아무런 전제 조건이 달라지지 않았는데 공론화를 다시 하는 것은 정책적 의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발전은 분명히 역할이 있는 만큼 전력 시스템 안에서 전문가 집단 간 치열한 토론으로 판단해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마지막으로 “원전이냐 재생이냐의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 전력 시스템 전체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환경을 하겠다면 비용 증가를 인정하고 요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비용을 말하지 않는 에너지 정책은 공론(空論)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정책의 최종 목표는 특정 가치가 아니라 국민 편익과 국가 경쟁력"이라며 “수요자, 산업, 전력 시장 구조까지 포함한 전면적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이제 피할 수 없는 단계에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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