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15일 시가 최근 내놓은 '외로움 ZERO'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제공=인천시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사람은 본래 사회적 존재로 가족과 이웃 간의 단절, 다시 말해 공동체적 삶이 결여될 때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외로움의 상태를 표현하는 말들이 전해져 왔다. 고립무원(孤立無援·홀로 떨어져 도와주는 이가 없음), 고장난명(孤掌難鳴·한 손으로는 박수를 칠 수 없음), 형단영척(形單影隻·몸과 그림자만 하나로 남아 있음), 고고영정(孤苦零丁·외롭고 괴로우며 의지할 곳이 없음)과 같은 사자성어들이 그것이다. 모두가 인간이 관계 속에서만 온전히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하는 표현들이다. 한마디로 외로움은 사회적 구조가 무너질 때 발생하는 위험 신호라는 의미다.
현대 사회에 들어오면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도시의 외형은 성장하고 경제지표는 상승하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행복이 반드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스카이라인 뒤편에서 고립과 단절이 깊어지고 공동체의 끈이 약해질수록 도시는 점점 더 위험해진다.
유 시장의 결단...“당신 곁에 인천이 있다" 강조
사실 인천 역시 이러한 '현재형 도시' 가운데 하나라고 보는 것이 옳다. 시가 최근 내놓은 '외로움 ZERO' 정책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바로 외로움을 도시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외로움에 대한 인식을 행정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지자체 차원의 첫 선언인 셈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유정복 시장의 정책적 결단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행정 전문가이자 정책 아이콘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이번 정책은 그가 가진 정치철학의 핵심을 그대로 잘 드러낸다. 그는 최근 '외로움 ZERO'를 선언하며 “당신 곁에 인천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외로움을 행정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적 의지를 보여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로 정의하겠다는 분명한 선언이기 때문이다.
'외로움 대응단 발대식'서 3대 전략 발표...사후복구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1일 시청에서 열린 '2025년 인천광역시 외로움 대응단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인천시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은 전체 청년의 약 5%로 추정되며 인천에만 약 3만9000명이 존재한다. 또한 인천의 1인 가구는 이미 41만2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2.5%, 1년 새 6% 증가했다. 외로움이 가득한 도시가 곧 위험한 도시가 된다는 사실은 통계가 증명한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고독사 260명, 자살 935명. 하루 평균 2.6명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이는 개인의 비극이자 지역사회에 울리는 경종이라 하지 않을 수없다.
이런 유 시장의 정책적 의지에 따라 인천시는 지난 11일 시청에서 '외로움 대응단 발대식'을 열고 내년 1월 출범하는 '외로움돌봄국'을 축으로 한 전면적 대응체계 구축을 공식화했다. 지자체가 고독·고립·은둔 같은 외로움의 문제를 정책 어젠다로 끌어올리는 사실상 첫 사례로 도시 안전 패러다임을 '사후 복구'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는 중대한 변화다.
유 시장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며 내년 1월 출범하는 '외로움돌봄국'을 축으로 한 전면적 대응체계 구축을 공식화했다. 아울러 “외로움은 시민안전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민관 협력으로 구성한 '외로움 대응단'을 가동했다. 이 대응단은 명예사회복지공무원, 생명지킴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기존 지역 인프라를 기반으로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실천 조직이다. 고립·은둔이 의심되는 가구를 능동적으로 발굴하고 초기 단계에서 개입해 지역 기관과의 촘촘한 연계를 통해 회복을 돕는 체계를 갖췄다. 위기 이전 단계에서 위험을 차단하는 선제적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 시장이 내세운 '외로움 ZERO, 당신 곁에 인천'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예방·발굴(들여다보다) △정서·일상 회복(연결해보다) △지역사회 자원 연계(함께해보다)라는 3대 전략을 제시했다. 사회적 관계망의 약화와 고립 심화가 전 세계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인천의 이러한 접근은 시대정신을 정확히 짚어낸 정책적 응답이라 할 만하다.
전국 최초로 '고독사 예방 조례' 재정비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1일 시청에서 열린 '2025년 인천광역시 외로움 대응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희망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제공=인천시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발대식이 '민관이 함께 약속한 행사'였다는 점이다. 200여 명의 시민과 관계자들이 참여해 “어떤 시민도 외로움 속에 방치하지 않는다"는 공동 선언을 낭독했다. 이는 지방정부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선언에 가깝다. 정책의 지속성과 실효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인천시는 이미 전국 최초로 '고독사 예방 조례'를 재정비하고 청년·노인·중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다양한 고립·고독 대응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번 '외로움돌봄국' 신설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도시정책의 축을 바꾸는 구조적 개편이며 복지·정신건강·지역안전·청년정책 등을 아우르는 통합 컨트롤타워를 통해 외로움 문제를 총괄한다는 점에서 지방행정의 실험이자 혁신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무엇보다 유 시장은 발대식에서 “외로움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행정의 영역을 넓히는 선언이자, 시민의 삶을 지키는 국가적 과제에 대한 자치단체장의 의지를 드러낸 발언이다. 지방정부가 사회적 관계망의 복원을 핵심 정책으로 삼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외로움은 사회의 책임"…새로운 지방행정의 기준 제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1일 시청에서 열린 '2025년 인천광역시 외로움 대응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과 슬로건을 선포하고 있다 제공=인천시
인천시가 내디딘 이 한 걸음은 결코 작지 않다. 위기 뒤의 복구가 아니라 위기 이전의 예방을 선택한 도시, 시민의 곁을 지키는 행정을 선택한 도시, 그리고 외로움을 정책의 언어로 다루기 시작한 도시. 이는 앞으로 지방행정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하튼 유 시장이 내건 '외로움 ZERO, 당신 곁에 인천'이라는 구호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 이는 도시가 시민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약속이며 그 출발점에는 유 시장의 애민(愛民)과 애인(愛仁)의 정치철학, 그리고 결단이 있다. 인천은 지금 외로움을 핵심정책으로 다루며 새로운 복지정책의 기준을 써 내려가고 있다.
강한 도시는 성장률이 높은 도시가 아니라 외로운 사람이 없는 도시다. 이제 그 선언이 인천의 일상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천원 정책'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크레딧첵]SK온, ‘속도 조절’로 빚 폭탄 해체…JV재편, ‘진짜 재무건전’ 이어질까](http://www.ekn.kr/mnt/thum/202512/news-a.v1.20251216.54424aa5157c49b48b89d4e085c9d1cd_T1.jpg)



![[EE칼럼] 탄소중립의 핵심 기술, 국내 CCS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마라](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311.b55759f13cc44d23b6b3d1c766bfa367_T1.jpg)
![[EE칼럼] 미국 전력망 논의에서 배우는 교훈](http://www.ekn.kr/mnt/thum/202512/news-a.v1.20241125.4f51277781ad48c48c0b87cbe468680f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대통령, 반도체 앞에서 원칙을 묻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625.3530431822ff48bda2856b497695650a_T1.jpg)
![[이슈&인사이트] 연준의 ‘스텔스 QE’와 한국은행의 딜레마](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40318.a08eb2bb1b6148bdbbc5277847497cdf_T1.jpg)
![[데스크 칼럼] AI 시대, ‘한국형 ODA’의 새 기회](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1207.29ff8ca49fc342629b01289b18a3a9ef_T1.jpg)
![[기자의 눈]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뛰는데 법안은 못 간다](http://www.ekn.kr/mnt/thum/202512/news-p.v1.20250707.4f068e7ca63e46c6836a2ff4bd234276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