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는 올해 1∼9월 동안 약 210억 원 규모의 골드바를 무기명 현금거래로 판매했다.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현금으로 신원 확인 없이 거래되는 '무기명 골드바'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탈세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거래 규모는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올해 1∼9월 동안 약 210억 원 규모의 골드바를 무기명 현금거래로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151억 원)의 1.4배 수준으로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다.
무기명 현금거래란 고객이 조폐공사로부터 골드바를 구매할 때 현금으로 대금을 치르고,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지 않는 방식을 말한다. 거래 기록은 조폐공사가 자체적으로 보관하지만, 국세청 등 외부 기관과는 공유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부유층의 '음성 자산 이동'이나 탈세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최근 몇 년간 관련 거래 규모는 꾸준히 불어났다. 2023년 86억 원에서 2024년 151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 9월까지 이미 210억 원을 넘어섰다. 건수로도 2023년 600건, 2024년 867건, 올해는 965건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체 골드바 판매에서 무기명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 추세다. 2022년 37%에서 올해 1∼9월 기준 22%로 내려갔다. 이는 전체 골드바 판매액이 훨씬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폐공사의 전체 골드바 판매액은 2022년 206억 원, 2023년 250억 원, 2024년 513억 원에서 올해는 9개월 만에 975억 원으로 급증했다.
국제 금값 상승세도 이러한 거래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금 시세는 온스당 440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조폐공사는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지자 이달 1일부터 시중은행에 대한 골드바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공급 불안과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의원은 무기명 거래 확대가 과세 사각지대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음성 거래를 억제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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