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봉수

bskim2019@ekn.kr

김봉수기자 기사모음




‘안갯속’ 韓美관세협상, 국민 ‘혼연일치’ 정치권 ‘발목잡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04 08:23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국민 80% ‘미국 요구 부당’ 한 목소리
野 ‘교회탄압·300% 부과’ 등 가짜뉴스 전파, ‘혐중’ 집회 옹호 발언 등 ‘뒤통수 치기’
與도 국정안정·협치 보다 ‘갈등 부추기기’로 이재명 대통령 발목 잡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제2의 IMF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는 한미 관세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은 혼연일치로 미국의 요구를 부당하다고 비판하면서 정부의 '당당하고 원칙있는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은 지렛대 역할은 커녕 '뒤통수 치기'와 '발목잡기'로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있어 반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국민들은 압도적 다수가 영·호남, 보수·진보, 성별·나이 구분없이 미국의 3500억달러(약 491조원) 선불·현금 지급 요구가 부당하다고 여기며, 정부가 당당한 협상을 통해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따낼 것은 따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함께 전국 유권자 1008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미국의 요구가 부당하다는 의견이 80.1%로 압도적이었다. 매우 61.4%, 대체로 18.7%였다. 반면 '수용 가능하다'는 응답은 12.4%에 그쳤다. 매우 가능하다 5.1%, 대체로 가능하다 7.3%였다.


특히 '부당하다'는 인식은 영호남을 가리지 않았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부당하다는 응답이 70%를 넘었다. 대구·경북 84.0%, 광주·전남·전북 84.8% 등 영호남이 모처럼 '일치단결'했다.


보수, 진보도 똘똘 뭉쳤다. 진보층이 91.1%로 가장 높았지만 보수층에서도 73.5%로 압도적이었다. 중도층도 83.6%로 대다수가 부당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연령대에서 모두 60%를 넘었다. 50대가 88.5%, 40대 85.6%, 60대 83.5%, 70대 이상 82.2%, 30대 74.5% 순이었다. 다만 18~20대는 62.4%로 비교적 낮아따.


성별로도 남성 80.6%, 여성 79.6% 등 부당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미국 정부 요구 수용을 거부하고 일단 협상 중인 정부의 전략에 대한 지지도도 60%를 넘었고, '당당한 협상'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응답자 중 61%가 정부 전략에 대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매우 적절하다 42.3%, 대체로 적절하다 19.6%였다.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은 30.5%였다. 협상 전략에 대해서도 '원칙을 지키되, 부분적 양보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라는 '조건부 협상 전략'이 33.7%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가운데, △'미국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한다'라는 '강경 대응 전략'이 24.6%로 뒤를 이었다. 이어 △'양자 협상과 함께 WTO 등 다자 협력을 활용해야 한다'라는 '국제 공조 전략'이 19.7% △'한미 동맹을 위해 일부 손해를 감수하며 합의해야 한다'라는 '실리 우선 전략'이 16.2%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국민들이 똘똘 뭉쳐 있지만 정부의 협상을 돕고 뒷받침해야 할 정치권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야당은 가짜뉴스를 전파하는 등 오히려 '뒤통수'를 치고 있는 형편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추석맞이 기자회견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암살당한 찰리 커크로부터 우리 정부의 종교탄압 소식을 듣고 '관세를 15%에서 300%로 올려야겠다'라고 발언했다는 기사를 보았다"면서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커크의 멘토라는 롭 맥코이 목사가 대구지역 일간지 <매일신문> 유튜브에 나와 한 말을 고스란히 전한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어 “이재명 정부의 자유 억압적 정치보복에 대한 미국 조야의 문제의식이 심각하다“면서 "청년들의 '반중' 집회 탄압에 쓰는 에너지의 10분의 1만이라도 관세 협상 타결에 신경 쓰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정당한 사법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일부 교회·종교 단체 수사에 대한 국내 극우 세력의 '허위 사실' 전파와 이로인한 국익 손실 가능성을 말리기는 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모양새다. 특히 근거없는 혐오 발언·인종차별을 자행하는 일부 극우 청년들의 반중 집회를 옹호하는 듯한 표현까지 서슴치 않았다.


여당도 국론을 일치시키고 협치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력을 강화시키기는커녕 이재명 대통령의 힘을 빼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 소환,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논란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금은 우리나라가 자칫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같은 상태나 제2의 IMF를 맞을 수도 있는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며 “정치권이 단기적 이익이나 정파적 입장을 위해 싸우기보다는 우리나라 전체의 협상력을 높여 한미 관세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100% RDD 무선 자동응답(ARS) 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전체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의원회 또는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수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