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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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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은 좌파”, “쿡 이사 사임해라”…연준 압박 높이는 트럼프 진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1 12:01

트럼프 측근들까지 연준 압박 가세
풀트 FHFA 국장, 리사 쿡에 주담대 사기 혐의 제기
‘친 트럼프’ 인사로 채워지는 연준 이사회…파월 금리인하 주목
차기 의장직 후보 제르보스 “파월, 좌파 입장에서 정책 운용”

USA WHITE HOUSE UKRAINE RUSSIA CONFLICT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그의 측근들도 어러한 움직임에 합류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하기 위한 압박으로 보이지만 정치적인 목적이 깔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지금 당장 사임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앞서 빌 풀트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 국장은 지난 15일 팸 본디 법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면서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풀트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친(親)트럼프 인사 중 한명이다.


쿡 이사는 2021년 미시간주 부동산에 대해 만기 15년짜리 20만3000달러(약2억8000만원) 대출을, 조지아주 부동산에 대해 만기 30년짜리 54만달러(약 7억5000만원) 대출을 받았다.


쿡 이사는 부동산을 사면서 실거주 용도라고 적었는데 조지자의 부동산을 2022년 임대로 내놨다는 것이 풀트 국장의 주장이다. 그는 서한에서 쿡 이사가 “더 낮은 금리와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미시간과 조지아의 부동산에 대해 거주 유형을 조작했다"며 “은행 서류와 부동산 기록을 위조했으며, 이는 형법상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풀트 청장은 이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쿡 이사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해고할 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쿡 이사가 스스로 물러서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정당한 이유로 그를 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연준 대변인을 통해 이메일로 보낸 성명에서 “트윗으로 제기된 몇 가지 의문 때문에 사퇴하라는 협박에 굴복할 생각이 없다"며 “연준의 일원으로서 금융 이력과 관련 어떤 의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정당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 사실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풀트 청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쿡 이사, 당신은 트윗이 아닌 모기지 서류를 근거로 (사기가)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FHFA가 관할하는 연방주택금융은행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며 “우리를 이를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Federal Reserve Cook

▲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쪽), 리사 쿡 연준 이사(사진=AP/연합)

쿡 이사에 대한 FHFA의 조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퇴 촉구는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성향의 쿡 이사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최초의 흑인 여성으로, 임기는 2038년까지다. 쿡 이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이 항상 있으며 지난 7월엔 금리 동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는 현재 6명이다. 매파성향의 아드라아나 쿠글러 이사가 지난달 말 돌연 사임하면서다. 이에 대한 공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여기에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도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고용보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위원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꺾였다.


이에 오는 22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정치적인 이유로 FHFA가 쿡 이사에 대한 사기 의혹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아담 쉬프 상원 의원과 레티티아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을 상대로 주택담보다출 사기로 고발한 바 있다. 이 둘은 민주당 성향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정치적 앙숙이다.


블룸버그는 “FHFA가 개인의 대출을 조사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짚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초 “숫자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부 노동통계국장을 해고하기도 했다.


한편, 차기 의장 후보로 지목되는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데이비드 제르보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좌파 성향이라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그는 “연준은 독립적인 적이 없었고 연준에 대한 정치적 압력은 항상 증가해 왔는데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파월 의장에 대해서 “독립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으로 좌파적 입장에서, 혹은 반(反)트럼프 입장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지적했다.


제르보스 전략가는 또 현재 통화정책은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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