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라타항공 여객기 CI와 여객기. 사진=파라타항공 제공
저비용항공사(LCC) 파라타항공이 위닉스에 인수된 지 만 1년여만에 이달 말 첫 여객기 도입식을 열고 본격적인 재도약 활공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본격 비상을 위해 연내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선, 내년 상반기 북미 장거리노선 진출까지 청사진을 내놓았음에도 파라타항공의 여정에는 여러 변수들이 가로놓여 있다.
항공당국의 심사가 미완료 상태인데다 기존 유사모델을 채택한 경쟁 항공사들의 운항 차질이 잇따르고 있어 비슷한 처지의 파라타항공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여전하다.
따라서, 경쟁 항공사들의 선례를 적극 분석해 전철을 밟지 않는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파라타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7일 낮 12시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1호기인 A330-200(HL8709) 도입식을 거행한다. 회사는 △8월 2호기 A320-200(HL8741) △9월 3호기 A330-200(HL8714) △10월 3호기 A320-200(HL8742) 순으로 총 4대를 들여온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당초 파라타항공은 항공운항증명(AOC) 효력 재부여 목적에서 진행되는 국토교통부 안전운항체계 변경 절차를 마치는 즉시 국내선과 국제선에 비행편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즉, 오는 8월 김포·제주·양양 노선을 시작으로, 10월부터 인천국제공항발 일본·베트남 등 단거리 국제선 운항을 계획하고 있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중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캐나다 밴쿠버 등 북미행 장거리 노선 취항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AOC 수검이 아직 끝나지 않아 운항 개시일을 계획 일정에 맞출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 위기에 처했던 플라이강원이 지난해 5월 중견 가전기업 위닉스에 인수된 뒤 사명을 바꾼 것이 바로 파라타항공이다.
위닉스는 1년여 동안 보유건물도 매각하고 ALC 바니 에어크래프트·중국 톈진 위칭춘장 항공기술 유한회사·테크 530에 파라타항공이 운용할 항공기 장기 리스료 약 1147억원에 대한 채무이행 보증을 서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사실상 회생 성공 직후 장거리 운항에 나설 파라타항공이 갈 길은 아직 멀고, 비슷한 LCC인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사례를 보고 미래에 생겨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선제적 대비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여객기 수직 미익. 사진=박규빈 기자
파라타항공이 추구하는 사업 모델을 먼저 채택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노선 운항을 개시한지 3년 가량 지났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엔진 고장 등의 문제로 정시운항을 못하거나 결항하는 사례가 종종 생겨나고 있고, 기재 부족으로 인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승객들의 항의를 받는 경우도 비교적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이와 관련, 에어프레미아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타 항공사 운항편으로 대체하는 시스템인 '엔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자사 항공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고객의 여행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다른 항공사의 운항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당사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고객 편의를 우선시 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하고자 이와 같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 중 안전 투자액이 가장 적어 운항 안전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은 티웨이항공은 작년 약 3038억원을 관련 비용에 투입하겠다고 공시했다. 주요 사용처는 △경년 항공기 교체 △정비·수리 △부품 구입 등으로, LCC 중에서는 세 번째로 많은 안전 투자 비용을 기록했다.
아울러 티웨이항공은 약 1500억원을 들여 인천공항 내 첨단 복합 항공 단지에 격납고를 구축하고, 2028년 초 본격 운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장거리 노선 운항 확대로 항공기 보유 대수 증가에 따른 정비 수요에 대응하며 이에 필요한 역량을 제고하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이밖에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은 현재의 방식을 유지하며 보유 기재도 목표치에 맞춰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체기재가 모자라면 유사 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는데, 억지로 정시율을 맞추려다 보면 안전에 소홀해지기 마련"이라며 “사업 모델과 운항, 서비스 품질은 결코 서로 별개일 수 없어 매사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장거리 노선에 뛰어든다는 것은 회항과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음을 필연적으로 내포하는데, 파라타항공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며 “소속 조종사·객실 승무원·정비사의 높은 기량이 요구된다"고 부연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