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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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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경제가 움직인다”...카드사, 10대 ‘틴 소비자’ 사수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17 17:03

청소년 체크카드 결제액·이용건수 모두 증가세
편의점·카페 중심 소비에 맞춘 혜택 경쟁 치열

애플페이·포토카드까지…마케팅도 ‘Z세대화’
‘락인’ 노린 카드사, 미래 고객 선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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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은 편의점과 저가형 커피 및 올리브영 등에서 주로 체크카드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10대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어른'들의 소비여력이 축소되는 반면, 청소년들이 '용돈'을 토대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상황에 착안한 셈이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체크카드 결제건당 평균 승인금액은 2만2632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했다. 승인건수(약 9억3000만건)가 1.5% 증가했으나, 승인금액(21조원)이 0.5% 줄어든 원인이다.


문제는 이 수치에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았던 법인카드가 포함된 점이다. 자연인 기준 기성세대의 이용실적은 더 낮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개인 월평균 체크카드 이용액(국세·지방세 제외) 12조7400억원 규모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12조2257억원 수준으로 4% 이상 줄었다. 2023년(12조7031억원)과 비교해도 3.8% 가량 적다.


그러나 중·고등학생들은 '약진'을 거듭했다. KB국민카드는 2019년 12만1600원이었던 14~19세의 월평균 체크카드 이용액이 지난해 14만7900원으로 21.6%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용건수도 16.4건에서 18.5건으로 많아졌다.


NH농협은행 역시 중·고등학생의 연간 카드결제액이 최근 5년간 3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체크카드로 하루에 2번 이상 결제하는 비중이 커진 영향이다. 사용일수도 109일에서 130일로 늘어났다.




10대들은 편의점과 저가형 커피 및 올리브영 등에서 주로 체크카드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가 지난 5월부터 발급하는 'KB국민 틴업 체크카드'가 편의점과 서점 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이같은 소비 성향과 관련이 있다.


'현대카드 틴즈'도 편의점·카페·대중교통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독점의 수혜도 누리는 모양새다. 청소년의 높은 아이폰 및 애플워치 선호도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NH농협카드의 '폼 체크카드'는 GS25·올리브영·교보문고를 비롯한 11개 가맹점에서 할인이 가능하다. 케이뱅크의 '알파 카드'는 올리브영과 다이소 할인쿠폰 증정, 신한카드의 '신한카드 처음(선불)'은 티머니 기능을 무기로 고객 유치에 나서는 모양새다.


청소년 카드는 게임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도입하는 등 고객 특성을 반영한 상품으로 설계되는 것이 특징이다. '압도적 귀여움' 또는 독특함을 추구하는 니즈에 부합하는 디자인도 적용된다. 걸그룹 포토카드 증정을 비롯한 마케팅도 힘을 보태고 있다.


카드사들은 '락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는 특정 제품과 시스템 등에 익숙해진 고객이 다른 제품이나 브랜드로 이탈하는 것을 막는 현상으로, 업종을 불문하고 주목 받는 마케팅 전략으로 평가된다.


카드의 경우 어린시절부터 고객으로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경쟁사의 상품이 제공하는 혜택이 크지 않으면 갈아탈 동기가 적고, 프리미엄 신용카드 등 자사의 고부가 상품으로 유입하는 것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큰 수익을 보지 못하는 트래블카드를 통해서라도 '집토끼'를 늘리려는 것과 유사한 전략"이라며 “지속된 저출산의 영향으로 미래 고객이 많지 않은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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