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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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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 이미 일상 속 ‘성큼’…제도 미비한 한국은 ‘스테이블코인 갈라파고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29 14:56

“해외선 전략 자산으로 편입…한국은 규제 미비로 활용 제약”

스테이블코인

▲연합뉴스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에서 결제·환전 등의 수단으로 실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제도 미비로 세계적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고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서울 강남구 한 테더 환전소 관계자는 기자의 '테더 환전' 문의에 “1% 이하 수수료로 환전할 수 있다"며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등 온라인 거래보다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서울 강남과 명동 일대에서는 '테더 환전'을 홍보하는 업장이 눈에 띈다. 주로 백화점 상품권을 사고파는 상품권 교환소에서 테더도 취급하고 있다.


테더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가치 변동이 없는 가상자산을 말한다. 통상 달러화 등 기존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시킨다.


가장 널리 쓰이는 스테이블코인은 USDT(테더)와 USDC(서클)이다. 두 코인은 공통적으로 달러에 연동되어 있다. 사용자가 코인 1개를 발행사에 반환하면 1달러로 교환할 수 있는 구조다. 달러라는 안정된 통화에 연동되어 있어 일반적인 암호화폐와 달리 가격이 안정적(스테이블)이라는 장점이 있다.




가격이 안정적이고 간편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사용처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 의류 시장에서는 중국 보따리상이나 소형 수출입 업체가 달러나 위안화 대신 테더로 결제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전략 자산'으로 비축…한국은 제도 미비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행정부와 주정부가 가상자산의 전략적 비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 내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승인하는 등 제도권 금융시장으로 가상자산을 편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가상자산 수요가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하면서, 가상자산이 디지털 금융시대 주요 자산 및 결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화폐, 금융의 신 패러다임 전환인가

▲28일 서울YWCA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가상화폐, 금융의 신 패러다임 전환인가'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최태현 기자

28일 서울YWCA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가상화폐, 금융의 신 패러다임 전환인가' 세미나에서 김동환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은 “주요국이 자체 법안을 제정해 가상자산의 규제 범위를 명확히 했다"며 “우리나라는 가상자산 발행자격과 발행·유통 공시 등에 대한 법적 구체화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상래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상응하는 미국 국채 같은 자산을 매입하면서 전통 금융시장과 가상화폐로 대표되는 디지털 금융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안정성, 결제 효율성 등이 장점이지만,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한 자본유출, 자금세탁, 코인런 등 통화금융정책의 안정성과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정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현물 통화와 은행 기능을 함께 하는데, 그러면 당연히 규제가 필요하다"며 “뱅크런과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책 당국도 시장 불안정성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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