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원 서울신문 논설위원 저서 '대통령의 성공조건'(나남출판사 펴냄)
대한민국의 정치 갈등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진영대립이 심화되고 대통령 탄핵이 연달아 발생한 까닭이다. 이같은 어려움을 헤쳐가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국정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성원 서울신문 논설위원의 신간 '대통령의 성공조건'은 1996년부터 동아일보에서 기자·정치부장·논설위원·콘텐츠기획본부장 등을 지내며 고찰한 내용이 담겨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객원연구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를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도 녹였다.
저자는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분석, 각기 다른 기조가 어떤 성과와 한계에 직면했는지 추적했다. 변화된 환경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국정리더십의 조건도 제시한다. 또한 △정세균 전 총리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전 국무총리 직무대행 등 각 정부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인사들의 이야기도 전한다.
권위적 통치와 폐쇄적 국정 운영의 구조적 관성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리더 개인의 실패를 넘어 정치 시스템 전반이 내는 구조적 시그널로 해석해야 한다는 관점을 견지한다.
1부는 '진보정치 이상과 사람사는 세상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를 다뤘다. 노무현 정부는 참여민주주의와 정치·검찰·언론개혁을 비롯한 이슈를 추진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적 통상국가를 지향했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그러나 현실적 제약에 부딪혀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는 결과를 남기고 임기를 마쳤다고 봤다.
2부(불도저 리더십의 성과주의와 중도 실용)의 주인공은 일명 'MB'로 불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임기 초부터 한미 쇠고기협상과 광우병 사태에 직면했던 이 전 대통령은 한미 FTA를 완성하고, 원칙 있는 대북정책을 견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원전 수출에 성공한 것도 특징이다. 자원외교·세종시 수정안·4대강 사업 등도 이 때부터 화두가 됐다. 저자는 이 전 대통령의 실용노선이 대일·중 개선을 비롯한 성과도 거뒀으나, 정치대립 심화라는 그늘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3부(원칙·신뢰의 리더십과 불통·분열 사이)는 박근혜 정부의 이야기다. 그는 대선 때 '국민이 행복한 나라' 슬로건을 내세웠으나, 헌정 사상 첫번째 탄핵으로 물러나는 대통령이 됐다. 이 책에서는 최고 권력자도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현직에 있을때도 수사를 받고 물러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겼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보수진영의 분열도 언급됐다.
4부(진영의 정치·팬덤 리더십과 양극화)를 채운 문재인 정부 5년의 이야기는 이념과 정치논리의 실험장이라고 소개됐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급등, 탈원전, 부동산 규제 등의 분야에서 '우리 이니 맘대로' 다 해본 5년이었다는 것이다.
출판사 나남은 “역대 대통령들이 저마다의 명분과 철학을 내세웠으나, 실제 국정 운영에서는 소통의 단절, 정무적 감각 부족, 불통과 분열, 진영 편향 등 통치 역량의 한계를 드러냈다"면서 “(이 책은) 다음 리더를 선택하는 유권자, 국정운영의 방향을 결정하는 정책 실무자, 정치 구조를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오늘의 리더십을 판단하는 실질적 기준과 통찰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