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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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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th, 에너지가 미래다] 폐기물 굴껍데기가 ‘친환경·고품질 철강 재료’ 대변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25 06:30

■ 친환경 에너지 활용 사례-부산물 재활용기업 에코쉘
석회석 대체제로 제철소에 공급 ‘친환경 신소재’
폐기처리 안되면 폐수·악취 환경오염 골칫거리
온실가스 저감 탄소중립·지속가능 경영에 일조
재활용법 제정 불구 인허가 애로 많아 개선 시급

에코쉘

▲에코쉘이 정제·가공한 패각탄산칼슘 제품. 사진제공=에코쉘

경남 통영에 자리잡고 있는 에코쉘은 버려지는 굴껍데기(패각)를 가공해 제철소와 발전소 등에서 쓰이는 산업용 원료로 만드는 친환경 신소재 벤처기업로 주목받고 있다.


철강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석회석이 쓰이는데 에코쉘의 굴껍데기 재활용 신소재가 바로 석회석 대체재(고순도 탄산칼슘) 역할을 하고 있다.


전남 여수, 경남 통영 등지에서 패각은 마땅한 폐기처를 찾지 못해 폐수와 악취 등을 일으키는 골칫거리다. 에코쉘은 패각을 친환경 신소재로 재활용하는 혁신 기술로, 지역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철강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가능하게 만드는 일석이조 효과를 가져왔다.


다음은 여수진 에코쉘 대표와의 일문일답.


-에코쉘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있나.




▲전남 여수에 있는 굴 패각 업체에서 일을 했었는데, 회사가 법적인 문제로 문을 닫으면서 직장을 잃게 됐다. 일을 하면서 패각 관련 사업이 충분한 가치가 있고 시장성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기술력 있는 직원들이 경영 문제로 뿔뿔이 흩어진다는 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이 사업을 다시 해보자고 제안하고 합심해 지난 2023년 회사를 설립했다.


-굴 껍데기를 석회석 대체재로 가공하는 게 사업모델이다. 석회석 대체재는 주로 어디에 쓰이나.


에코쉘

▲전남 광양 산업단지에 위치한 에코쉘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코쉘

▲석회석은 지구상에서 가장 매장량이 많은 광물자원으로 산업 전반에 두루 쓰인다. 특히, 많이 사용되는 곳이 고로가 있는 제철소이며, 소결광(덩어리 형태로 구운 철광석) 제조 단계의 부원료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철광 제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재료임에도 자원고갈의 문제와 제조 과정에서 온실가스을 배출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패각은 석회석과 기본 성분이 같으면서 품질은 오히려 더 좋다. 버려지는 굴 껍데기를 활용하는 만큼 환경에 기여하는 부분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사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이후 사업 진행 상황을 설명해 달라.


▲지난해 10월 공명파트너즈로부터 15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당시 수산부산물 재활용이 환경적으로 가치가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는 쉽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보니 시장성을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이후 시설 설비를 확충해 올해 1월 정식 인허가를 받았다.


현재 조업 안정화 여건은 다 갖춘 상태로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제품을 소비해줄 업체와 소통하고 있다. 지난달 특수강 제조기업 세아베스틸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시제품을 공급하게 됐고, 지난 2일 국내에 처음으로 통영에 들어선 패각 자원화 시설의 위탁운영사로 선정됐다.


패각 폐기물

▲경남 통영의 한 어촌가에 파쇄된 패각 폐기물이 방치돼 있다. 사진제공=에코쉘

-사업 운영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었나.


▲패각 재활용을 위한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21년 제정됐는데 아무래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보니 각종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회사 공장은 제철소 인근의 전남 광양에 있는데 이곳은 굴 양식을 하지 않다보니 수산부산물 관련 과가 없다. 다행히 광양시에서 적극 도와주신 덕에 공장 등록을 할 수 있었는데, 향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산업계에서 수산부산물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에코쉘의 목표는.


▲패각은 지난해까지 전부 공해에 버려졌다. 패각이 더 이상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원료로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산업계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서 최종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더 많이 기여하는 기업으로 에코쉘을 키워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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