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건설 '위브'와 '더제니스' 브랜드의 패턴화 과정. 사진=두산건설
금리 부담과 미분양 적체로 얼어붙은 올해 분양 시장에서 건설사들이 '브랜드 갈아입기'로 활로를 찾고 있다. 올해 2~3월 잇따라 모습을 드러낸 신규 BI(브랜드 이미지)가 단지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분양률을 견인한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브랜드 리뉴얼에 가장 먼저 나선 건 DL이앤씨(대림산업 건설사업부문 인적분할 출범)다. DL이앤씨는 지난 3월 13일 계약 단계부터 인테리어를 고를 수 있는 옵션형 BI '디 셀렉션'을 공개했다. 미니멀·모던내추럴·소프트클래식 3종을 표준화해 소비자는 사후 공사 없이 '입주 즉시 완성형' 집을 받을 수 있다.
리뉴얼 효과는 빠르게 입증됐다. 지난해 말 '아크로 리츠카운티'에 시범 적용한 결과, 청약 경쟁률이 483대 1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전체 분양 물량 1만1000여 가구에 해당 옵션이 본격 확대 적용된다. 업계는 이를 원가 절감과 브랜드 프리미엄을 동시에 겨냥한 '투 트랙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창립 65주년인 지난 2월 19일 '위브' '더제니스'에 65가지 기술 아이콘을 녹인 W·Z 패턴을 발표했다. 문주·외벽·커뮤니티를 하나의 패턴으로 통일해 단지마다 '두산 시그니처'를 각인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브랜드 강화 뒤 도시정비 수주가 2조4000억 원까지 늘었고,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7 % 급증했다. 회사는 KCC와 색채 매뉴얼을 공동 개발해 시인성과 통일성을 높이는 작업도 이어간다.
앞서 GS건설은 지난해 11월 18일 20년 만에 '자이'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하며 '리이그나이트(Re-ignite)'라는 새 BI를 선포했다. 곡선 중심의 기존 로고는 직선을 더해 모던한 느낌으로 다듬었고, 브랜드 컬러도 한층 짙고 고급스럽게 조정했다. 새 BI는 올해 분양 예정인 신규 단지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소비자 반응에 따라 향후 전 단지 확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입지나 평면보다 브랜드가 소비자와의 첫 접점이 되는 시대"라며 “로고나 슬로건뿐 아니라 옵션, 커뮤니티까지 아우르는 통합 설계가 분양 성패를 좌우하고, 이런 브랜드 체험을 먼저 선점한 곳이 얼어붙은 시장에서도 한 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