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사상 초유의 강제단일화를 추진한다.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동의와 관계없이 8~9일 이틀간 양자 토론과 여론조사를 실시해 최종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김후보는 이에 반발해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7일 저녁 김 후보와 한 전 총리의 단일화 회동이 결렬로 끝난 직후 오후 9시부터 소속 의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밤 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당 대선 선거관리위와 비상대책위를 잇달아 개최해 이 같은 단일화 로드맵을 의결했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단일화 방식은 8일 오후 6시부터 유튜브를 통해 양자 토론을 진행하고, 직후인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후 4시까지 새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내용이다. 여론조사 비중은 앞서 당내 경선과 같이 당원 50%, 일반국민 50%(다른 당 지지자 제외)로 정했다. 이 조사 결과는 향후 후보 재선출시 근거로 활용된다.
이날 결정은 김 후보의 동의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최고위(비대위) 의결로 대선 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정한다'는 당헌 74조2항을 적용해 김 후보의 당무 우선권을 무력화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후보 한 분이라도 안 나오면 토론회는 성사되지 않겠지만, 토론회가 무산된 상태로 그냥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응하지 않더라도 강행하겠단 것이다.
당의 결정에 한 전 총리 측은 “토론회에 참석하겠다"고 즉각 반겼다. 반면 김 후보 측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후보 측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강제 단일화는 헌정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신속한 단일화를 통해 대오를 정비해서 무도한 이재명 세력을 막아달라는 국민 바람에 부응해야 한다"고 단일화 명분을 밝혔다. 한 전 총리가 11일까지 단일화를 매듭짓지 못하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속도를 낸 것이다.
당 지도부는 이 밖에도 김 후보가 실시를 반대했던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 결과(조속한 단일화 찬성이 약 83%)를 공개하고, 권 원내대표가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등 김 후보 압박 수위를 전방위로 높이고 있다.
한편 의총에 앞서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75분 간 배석자 없이 단일화 담판을 위한 만찬 회동을 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다. 이후 김 후보가 “8일 오후 4시에 다시 만나자"고 제안하고 한 전 총리가 수락하면서 단일화 불씨는 남겼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양자 토론을 같은 날 오후 잡으면서 한 전 총리 측은 “토론회 이후에 보자"고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2차 회동 성사 여부도 불확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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