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아동에 대한 전통 사회의 시선과 교육철학을 조명하는 정기기획전 <어화동동>을 29일부터 7월 27일까지 유교문화박물관에서 개최한다.

▲어화동동 전시모습. 제공-한국국학진흥원
이번 전시는 과거의 '동몽'에서 시작해 오늘날의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아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다채로운 사료를 통해 살핀다.
▲조선의 아이, '사람'이 되기 위한 긴 여정의 시작
조선시대에는 아동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인격을 갖춘 어른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도덕 교육의 주체로 여겼다.
'동몽(童蒙)'이라는 표현은 '아직 가르침이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담고 있으며, 아이들이 예절과 윤리를 배우며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사회적 책임감이 깃들어 있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선 조선의 아동교육은, 군자와 성인을 지향하는 수양의 과정이었다.
▲아기의 복을 기원하는 마음부터 방정환의 어린이 선언까지
전시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무병장수 복을 빌며'에서는 임산부의 태교서 『태교신기』와, 아기의 건강을 빌며 천 명이 한 글자씩 쓴 『천인천자문』, 손주에게 보내는 할아버지의 편지 등을 통해 아동의 무탈한 성장을 염원한 선조들의 마음을 전한다.
2부 '유아에서 동몽으로'는 전통 아동교육 자료에 초점을 맞췄다. 조선 사대부가 청소년 류의목의 일기 『하와일록』, 그리고 조부가 손자 교육을 기록한 『경당일기』, 『해주일록』 등을 통해 가정 중심의 격대교육을 생생히 보여준다.
3부 '동몽에서 어린이로'는 1920년대 방정환 선생이 주창한 '어린이' 개념의 탄생과 함께, 어린이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근대적 시각의 전환을 다룬다.
국내외 아동인권 선언과 어린이날 제정 관련 자료들이 이 변화의 흐름을 증언한다.
▲아이는 오늘의 거울이자 내일의 가능성
이번 전시는 아이에 대한 옛사람들의 애틋한 시선과 교육철학을 단지 과거의 일로 남기지 않는다. 아동은 그 시대의 문화를 비추는 거울이자,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가능성이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우리 모두 한때 어린이였기에, 이번 전시는 결국 모두의 이야기"라며 “과거로부터 배운 가치를 바탕으로 오늘의 어린이를 더 존중하고 지켜야 할 필요성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관람은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 누리집 또는 대표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