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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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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夏鬪 공포’에 휩싸여…강성노조 행보에 촉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25 14:26

삼성·현대차 등 파업 ‘사정권’···정년연장 등 두고 첨예한 갈등

HD현대·한화 등도 임금협상 난항···‘복합 위기’ 경영 불확실성은 높아

자료사진.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지난 5월23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올해 임금협상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현재 교섭 결

▲자료사진.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지난 5월23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올해 임금협상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현재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합법적으로 파업할 권리를 획득한 상태다.

산업계가 '하투(夏鬪)' 공포에 떨고 있다. 주요 기업에 '강성 노조'가 출범한 가운데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정년 연장 등 민감한 이슈들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다. 글로벌 관세전쟁, 주요국 선거 리스크 등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 긴장감이 감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6년만에 노조가 파업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는 가운데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4일 전체 조합원(4만3160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4만1461명(투표율 96.06%)이 투표하고 3만8829명(재적 대비 89.97%, 투표자 대비 93.65%)이 찬성표를 던졌다.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올해 교섭에서 노사 양측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상태다.


하투 성사 여부는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가 오는 27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파업 여부와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50%+1450만원 등을 제안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어 격차가 큰 상황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별도 요구안으로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원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고임금 저효율' 구조에 발목 잡힌 현대차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 노사간 갈등이 지속되면 기아, 한국지엠 등 완성차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기아 노조 역시 올해 강경한 자세로 교섭에 임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기본급 인상 폭 등에서 이견이 커 의견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철강 업계에도 전운이 감돈다. 금속노조가 중심이 돼 다음달 10일 1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포스코, HD현대, 한화오션 등 개별 기업들도 각종 소송전과 여론전이 난무하며 협상과 별개로 노사간 날을 세우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상견례부터 파행될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다. 한화오션은 노조 출범 후 첫 임단협이라는 점에서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철강사들의 협상에서도 정년 연장이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HD현대 등 노조가 정년 만65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보이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이 최근 정년을 만 61세에서 62세로 높이기로 합의하면서 그 후폭풍이 어떤 방향으로 불지도 주목된다.


임금 협상을 재개하며 조용해진 듯했던 삼성 노조에서는 여러 가지 뇌관이 부상하는 모습이다. 삼성 초기업 노조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삼성디스플레이가 노사협의회 선거 규정과 선출 방식을 대폭 변경해 불법 선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교섭을 빠르게 매듭짓기 위해 현재의 자율교섭 대신 중노위의 조정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상태다. 그만큼 교섭 타결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노조가 더 강경한 태도로 돌변할 여지도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자료사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구성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구성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이어갔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달 29일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 7일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을 실시했다. 지난 13일 노사 양측은 임금협상 파행 이후 2주 만에 대화를 재개했다.


산업계는 올해 임금협상 분위기가 예년과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 등 주요 기업에서 강성 노조가 출범하며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등 기존에는 깊이 있게 논의한 적 없는 안건들이 뇌관으로 떠올랐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관세전쟁이 벌어지고있고 미국 등 주요국에서 선거 이후 어떤 정책이 펼쳐질지 알기 힘들어 경영 관련 불확실성도 높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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