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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법인 APS가 향후 기업공개(IPO)까지 기대했던 자회사 APS머티리얼즈를 흡수합병한다. APS머티리얼즈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사업 관련 국책사업 선정을 두고 또 다른 상장법인 필옵틱스와 경쟁을 벌이던 곳이다. 사업 선정에 성공했지만 적자와 자본잠식 등의 위기를 겪은 끝에 합병되면서 결국 '승자의 저주'에 빠졌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APS는 APS머티리얼즈를 오는 7월 흡수합병할 예정이다. APS머티리얼즈는 APS의 완전 자회사로 합병에 따른 신주발행은 없다.
APS머티리얼즈는 지난 2020년 11월 1일 APS의 FMM 사업을 물적분할해 만든 곳이다. 분할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친정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FMM 사업을 별도로 분할한 이유는 2021년 초 정부가 추진한 FMM 국책 과제 선정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FMM은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만들 때 사용하는 부품이다.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독점적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당시 일본 정부의 소재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산화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이에 APS머티리얼즈와 필옵틱스의 자회사 필머티리얼즈가 과제 선정을 위한 경쟁을 펼쳤다. AP머티리얼즈는 박용범 순천대 교수팀과 연구개발에 나서 레이저를 이용한 FMM 기술 개발에 나서 최종적으로 승자가 됐다.
하지만 이후 관련된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APS머티리얼즈의 지난해 매출은 1억9381만원에 불과하다. 영업손실은 103억3721만원이다. 설립이후 이같은 수익구조가 계속되면서 현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APS는 APS머티리얼즈에 대한 외부 투자도 받았다. 흡수합병을 앞두고 외부투자자의 엑시트를 진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자금 지출도 있었다.
APS머티리얼즈는 설립 이후 200억원 규모의 CPS(전환우선주) 92만주를 발행했다. 이 주식은 제이앤PE가 인수했다.
APS는 APS머티리얼즈 합병을 발표하기 전 해당 CPS를 인수했다. CPS의 일부는 지난해 말 제이앤PE가 매도청구권을 행사해 APS에 넘겼고 남아있는 물량은 지난 3월 APS가 현금을 주고 취득했다. APS는 제이앤PE의 엑시트를 돕기 위해 약 260억원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60억원 정도를 손실 본 셈이다.
실제 APS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APS는 지난해 41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860억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실제 APS는 2017년 이후 영업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20년 APS와 경쟁했던 필옵틱스는 최근 실적이 회복세라는 점에서 비교되는 부분이다. 필옵틱스는 지난 2022년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3000억원의 매출에 1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가 흐릅도 이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2020년 APS와 경쟁에서 탈락한 뒤 1만원대를 중심으로 흐르던 필옵틱스의 주가는 최근 2만~3만원을 오가는 중이다. 반대로 국책과제 선정 이후 2만원을 돌파했던 APS의 주가는 이후 꾸준히 떨어지며 최근에는 6000원대에 머물러있다.
한편 APS 측은 이번 흡수합병을 공시하며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유망사업부의 물적분할 후 상장을 통해 주주가치를 훼손한 기존 자본시장 사례와 달리 오히려 자회사를 흡수합병 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설명이지만 실제 상황과는 많이 다른 얘기"라며 “APS의 FMM 사업은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