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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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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톡신 1위 휴젤 美진출…대웅제약과 진검승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04 16:29

‘레티보’ FDA 허가 획득, 올해 중반께 공식 출시

국내매출 선두에 수출 날개단 격 ‘왕좌 굳히기’

2019년 진출 대웅제약, 美서 80% 매출 올려

2031년 6조3천억 시장 놓고 ‘K-톡신’ 활약 기대

휴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왼쪽),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주보'. 사진=각사

일반인에 보톡스로 알려져 있는 보툴리눔 톡신의 세계최대 시장인 미국을 놓고 선발주자 대웅제약과 후발주자 휴젤간 'K-톡신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휴젤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한국 제품명 보툴렉스) 50유닛(Unit)과 100유닛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앞서 휴젤은 지난 2021년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이래 공장설비·문헌 등 일부 보완작업과 재신청을 거쳐 이번에 3년만에 최종 허가 획득에 성공한 것이다.


휴젤은 올해 중반 레티보를 미국에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로써 휴젤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세계 3대 톡신 시장인 미국·중국·유럽에 모두 진출한 기업이 됐다. 레티보(보툴렉스)는 현재 국내에서도 8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FDA 승인으로 휴젤은 보톨리눔 톡신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먼저 진출한 대웅제약과 정면승부가 불가피하게 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3조 2000억원 규모를 자랑하며 오는 2031년 6조 3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앞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는 지난 2019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FDA 승인을 받아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나보타는 미국 미용 톡신 제품 기준 11%, 미용·치료용을 합친 전체 톡신 제품 기준 약 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애브비의 '보톡스' 등 소수의 미국·유럽 기업 제품이 주도하고 있는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지난해 나보타는 국내외에서 총 147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약 80%를 미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서 올렸다.


휴젤은 지난해 전체 매출 3197억원 중에 보툴렉스의 매출이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툴렉스의 경우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 비중은 50대50 가량으로, 해외수출 비중이 80%를 차지하는 나보타에 비해 내수와 수출 비중이 엇비슷하다.


휴젤의 레티보가 대웅제약의 나보타와 같이 미국시장에 안착하면, 나보타처럼 해외매출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톡신 기업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톡신시장에서는 보툴렉스가 8년 연속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국내외 전체 매출 합계는 지난해 상반기 나보타가 보툴렉스를 앞섰다가 하반기에 다시 보툴렉스가 1위를 탈환하는 등 '1위 다툼'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휴젤과 대웅제약에 이어 '국내 톡신 3대장' 메디톡스는 최근 자체 개발 중인 동물 유래 성분을 배제한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를 미국 FDA에 신청했으나 '특정 검증 시험 보고서 미비'를 사유로 품목허가 본심사가 거절되는 바람에 미국 진출을 다음 기회로 미뤄게 됐다.


업계는 소수의 미국·유럽 기업 제품만 출시돼 있는 미국 톡신 시장에 한국 제품이 2개나 출시되는 만큼 K-톡신의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휴젤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보여준 보툴렉스의 성과와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 등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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