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자료사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를 3년간 유예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됐다. 전세 물량이 늘어날 수 있어 주택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 하지만 분쟁의 소지가 있고, 갭투자 등 차익을 노리는 투자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국회는 29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를 3년간 유예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201명 중 찬성 174표, 반대 16표, 기권 11표였다.
이 법안은 실거주 의무가 시작되는 시점을 지금의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최초 입주 후 3년 이내'로 완화하는 내용이다. 즉 입주 전 한 번은 전세를 놓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 전세 물량 늘어날 듯
지난달 말 기준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단지는 전국 77개 단지 4만9766가구이며 이 중 이미 입주가 시작된 곳은 11개 단지 6544가구다. 이곳 입주 예정자들은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되면서 당장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기존 전셋집 계약을 변경 및 연장하거나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 통과로 인해 최근 신규 물량 부족·이사철 임박 등으로 급속히 치솟던 전세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의 전세가격은 지난해 8월을 시작으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아파트 전세가율은 52.2%로 2022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전세 물량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며 앞날도 어두운 상태였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서울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3567건으로 지난해 동월(5만526건) 전 대비 33.6% 감소했다.올해 신규 입주 물량 또한 지난해 3분의 1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 개정안이 최종 통과된다면 전세 물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개정안으로 인해 전세 1회가 가능해지면서 당장 실거주 의무 적용 단지(4만9766가구)의 절반만 시장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분쟁소지·투기 부추겨"
반면 일각에서는 전세계약은 2년 주기인데 반해 실거주 유예는 3년으로 제한해 분쟁의 소지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계약갱신청구권(2+2)을 고려했을 때 유예 기간을 4년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보증금으로 주택 잔금을 치루며 급한 불을 끈 집주인들이 3년 후 돈을 갚지 못하는 불상사가 다수 발생할 수도 있다. 아예 실거주 의무 폐지가 논의돼야 주장도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둘러싸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생길 여지가 있고 임대차법과 충돌 소지가 있어 유예 기간을 차라리 4년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기간 문제로 인해 세입자가 피해자가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잔금으로 인한 불상사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대 여론도 있다. 정부는 2021년부터 갭투자를 막고 실수요 무주택자들이 집을 싸게 살 수 있도록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면서 대신 최초 입주 가능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실거주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3년 유예할 수 있도록 해주면 갭투자 등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들에게 틈을 내줘 분양가 상한제 실시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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