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대구 본사.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작년에 영업흑자를 기록했는데도 웃지 못하고 있다. 요금이 원가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나중에 회수하기로 한 미수금만 총 16조원 규모로 쌓였기 때문이다. 현금이 없는 두 회사는 할 수 없이 외부자금을 끌어다 써 부채만 잔뜩 쌓인 상태다.
28일 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작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4조5560억원, 영업이익 1조55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3.9% 감소, 영업이익은 36.9% 감소했다.
그래도 영업실적은 분명 흑자다. 그런데 당기순실적을 보면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가스공사의 당기순실적은 7474억원 적자이다. 전년도의 1조4970억원 흑자에서 무려 2조2444억원이 감소했다.
적자 원인은 투자자산 손상 8271억원, KC-1 소송 배상금 1264억원, 이자비용 6678억원이다. 이 가운데 투자자산 손상과 한국형 LNG 화물창(KC-1) 설계 결함에 따른 배상금은 규모가 크긴 하지만 일시적인 것이다. 반면 이자비용은 지속적이란 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요인으로 평가된다.
현재 가스공사는 영업흑자지만 흑자라고 볼 수 없는 상태다.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따라 가스 판매요금을 원가보다 낮게 책정하고 이를 나중에 요금에서 회수하기로 한 미수금이 작년 말 기준으로 15조7659억원이나 된다.
현금이 없는 가스공사는 막대한 외부자금을 끌어다 써 차입금만 39조270억원, 총부채는 47조4287억원, 부채율은 483%에 달해 매년 이자비용으로 수천억원이 지출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난은 작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537억원, 영업이익 3147억원, 당기순이익 19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3% 감소했지만 영업실적과 당기순실적은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이 흑자는 착시효과다. 한난은 작년 말 기준으로 미수금이 영업이익보다 많은 4179억원 쌓였다. 한난은 2022년까지 미수금을 이익으로 계상하지 않다가 회계기준원 해석을 통해 작년 실적부터 이익으로 계상하면서 영업 및 당기순 실적이 흑자전환된 것이다.
현금이 부족해 외부차입이 늘어난 한난은 작년 말 기준 차입금이 3조9830억원으로 전년보다 5231억원 증가했고, 총부채는 5조8752억원으로 전년보다 641억원 증가했다.
에너지 공기업의 미수금 제도는 요금 폭등을 막는 장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단점이 더 크다는 게 대체적인 업계의 평가다.
경제적 측면으로는 에너지 공기업의 차입금 증가에서 볼 수 있듯 현금이 부족해 외부차입이 늘어나 쓸데 없이 천문학적인 이자비용만 발생한다. 또한 에너지 소비량이 줄지 않아 해외 수입이 늘어 엄청난 국부가 유출된다.
에너지산업 측면에서는 요금이 덜 올라 에너지 절약이 느슨해지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기 교체 등 효율향상 사업이 성장하지 못한다. 또한 에너지 공기업의 현금부족으로 차기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해 결국 국가적 에너지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만다.
IR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올해 2조786억원 등 2027년까지 총 7조2072억원을 투자할 예정이고, 한난은 올해 5127억원 등 2027년까지 총 1조3332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미수금은 일시적 변동성만 줄여줄 뿐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제도다. 국제회계기준에서도 미수금을 인정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는 국제 에너지가격이 낮을 때 미수금을 회수한다는 생각인데, 국제 가격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미수금을 부채로 계상해 이를 정부와 국회가 인지하고 빨리 해결하도록 하는 게 더 낫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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