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과 위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1차 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민의힘 4·10총선 공천 첫 경선에서 현역 지역구 의원 전원이 본선에 진출하며 현역 지역구 의원 '공천 불패'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인천·경기·충북·충남·제주 지역구 19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1차 경선 지역구 19곳 중 현역 의원이 참여한 곳은 7곳이며 이중 지역구 현역인 5명이 모두 승리하며 공천장을 받게 됐다.
정우택(5선·청주상당), 이종배(3선·충주), 박덕흠(3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장동혁(초선·충남 보령서천), 엄태영(초선·충북 제천단양) 의원 등이다.
이들 가운데 정우택·이종배·박덕흠 의원은 동일지역 3선 이상이어서 경선에서 15% 감산 대상이다.
또 이들 중에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30%에 속하는 바람에 추가로 20% 감산이 적용돼 총 35% 페널티를 받은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이 3선 이상 중진 의원과 의원 평가 하위 대상자에게 감산점을 부여하는 경선룰을 채택했지만 이러한 페널티가 '현역 프리미엄'을 전혀 상쇄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하위 30%에 포함돼 감산 된 의원이 3명가량 있다"며 “이걸 극복해서 살아남은 의원은 지역구 관리를 엄청나게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 사무총장 역시 “다선 의원 중에는 35% 감산을 받은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현역은 아니지만 경기 포천에서 3선을 지낸 뒤 서울 동대문갑으로 지역구를 옮긴 김영우 전 의원도 여명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꺽고 본선에 진출했다.
반면, 이태규 비례대표 현역 의원은 김선교 전 의원에게 패하며 아쉬운 결과를 받았다. 역시 비례대표 현역인 조수진 의원은 서울 양천갑에서 경선을 했으나 50%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구자룡 비상대책위원과 결선을 치르게 됐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 인사 중에서는 신재경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인천 남동을에서 고주룡 전 인천시 대변인을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아울러 서울 성북갑(이종철), 성북을(이상규), 금천(강성만), 인천 부평갑(유제홍), 경기 의정부을(이형섭), 충북 증평·진천·음성(경대수), 충남 아산을(전만권), 제주 서귀포(고기철) 등이 경선 결과 공천이 확정됐다.
이외에도 경기 광주을에서도 조억동 전 광주시장과 황명주 전 광주을 당협위원장 간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당 공관위는 앞서 경선을 통해 자연스러운 현역 의원 '물갈이'(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첫 경선 결과를 보면 사실상 지역구 현역 의원의 '파워'만 재확인한 셈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 '기득권을 지키는 무(無)감동 공천'이라는 비판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천 갈등이 선거 패배로 이어진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현역 의원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쇄신보다는 안정에 중점을 두다 보니 물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공관위원장은 “현역들이 지역관리를 굉장히 잘했거나, 경쟁 후보 인지도가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게 됐다고 평가한다"며 “앞으로는 지역 관리를 잘 못한 분들은 불리하게 나올 수 있고, 결과가 이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정하다"고 답했다.
앞으로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지역구 경선은 28곳이 남아 있다.
이들 지역구 경선 결과가 발표되면 정치 신인이나 원외 인사가 가점을 받더라도 현역 의원과 경쟁해 이기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은 계속 제기될 전망이다.
반대로 '공천이 당선'으로 인식되는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의 경우 경선에서 현역 의원이 탈락할 경우 후폭풍이 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영남권에서는 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해 현역 의원이나 인지도가 높은 중진급 정치인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사례가 과거에도 종종 있어 왔기 때문이다.
이에 공관위와 당 지도부는 공천에서 탈락한 이들의 반발 최소화에 주력하며 현역 의원 탈당·단식농성 등 공천 잡음이 거센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 공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 공정성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은 공정성을 최대한 담보했다. 국민의힘 공천의 DNA가 공정이라면 민주당 공천 DNA는 오직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에 기반을 두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공관위는 아울러 이날 경선 결과 전 경선 후보 또는 후보 대리인 등을 당사로 불러 여론조사 및 당원투표 결과 개봉과 가산·감산 적용 과정, 점수 합산 등 경선 결과 집계 모든 과정을 참관하도록 하고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는 서명까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