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18일(목)



[EE칼럼] 글로벌 공급망 위기, 기회로 삼아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22 08:36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과 핵심광물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올해도 격화될 분위기다. 지난해 말 미국이 첨단 반도체에 이어 범용 반도체의 대 중국 수출 제재에 나서자 중국은 곧바로 희토류 수출 제한을 확대하며 맞불을 놓았다. 미·중 갈등이 불러온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우리 경제에서 미국과 중국을 빼 놓고선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지난 20년간 최대 수출 시장 자리를 지킨 중국이 올해도 계속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올해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중국 때리기가 더 강해지면 보호무역주의의 강화로 우리 수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또한 공급망 재편을 발판으로 미국이 다시 우리의 제1수출 시장으로 떠오를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한국 의존도는 감소한 반면 한국의 중국 의존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핵심 수출산업인 반도체, 이차전지 제품 산업에서 대중국 수입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EU(유럽연합), 중국은 전략적 산업과 통상정책을 통해 경제안보를 위한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인 법안을 도입하거나 시행 중으로 공급망의 다변화 현상이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세계 공급망 교란과 우려국의 비시장 조치 남용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투자의 필요성을 밝혔고,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등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와 함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 및 과학법 등을 도입했다. EU는 통상 및 산업전략 등에서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목표로 전기차 및 배터리, 반도체 등 주요 전략산업에서 공급망 역내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후중립산업법(NZIA), 핵심원자재법(CRMA), 한시적 보조금규제완화(TCTF), 역외보조금 규제(FRS), 반도체법 등이 EU의 정책적 방향성을 보여주는 법안들 이다. 중국은 2020년 10월 발표한 14차 5개년 계획을 통해 공급망 상단의 과학기술 혁신을 핵심 국가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중국 수출 비중 감소와 수입 비중 증가로 전체 무역의 60% 이상을 중국산 중간재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간재의 대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산업은 전자제품, 컴퓨터, 통신장비 제조업(204억 달러 25.7%), 의약품을 제외한 화학제품(192억 달러 24,1%), 전기장비(118억 달러 14.9%) 순으로 주로 우리의 주력 수출산업이다. 여기에댜 최근에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의 원자재 및 중간재 수입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격이 저렴하고 기술 수준이 높지 않은 아날로그 반도체 등의 상당 비중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차전지 또한 원료가공과 4대 소재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원료가공 중국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수산화리튬 87.9%, 수산화니켈 99.5%, 황산코발트 100% 등이다. 전구체는 금속 수산화물 98.6%, 기타 금속산화물 99.9%이며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산화물 100%, NCM(니켈,코발트,망간)수산화물 92.6%이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요국이 추진하거나 도입하는 공급망 관련 정책과 규제는 우리 기업의 부담과 비용을 가중 시키고 있다.


따라서 몇가지 주문한다. 첫째, 미국 등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내 특정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구체적 전략 수립과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둘째, 지난해 구축한 한·미·일 정상회담을 기반으로 3국 간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실현 가능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한·중 간 공급망 안정성 확보와 투자 및 신규 이슈 등을 포함한 통상정책 대화를 정례화해야 한다. 넷째, 국내외 자원개발에 나서야 한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자원탐사, 연구개발부문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은 세계 제조업의 중심이고 우리나라 수출의 22%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교역국이다. 따라서 경쟁력 우위의 첨단제품을 집중 발굴하고 중국 내수 시장을 더 전략적으로 분석해서 접근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현재의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기업과 정부가 합심해서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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