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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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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헬스케어, ‘AI 기반’ 신약·의료기기 가시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20 16:50

대웅제약, AI 데이지·DB 다비드 구축…후보물질 발굴 단축 기대

라이프시맨틱스, AI 피부암 진단솔루션 국내1호 식약처 허가 신청

GC녹십자 등 중앙대·이화여대와 산학연구 활발 “DB·인력 급선무”

대웅제약 인공지능

▲대웅제약 연구원이 인공지능 신약개발 시스템으로 신약 후보 화합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국내 제약 및 의료기기 기업들이 데이터 사용 규제, 전문인력 부족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인공지능(AI) 기반 신약·의료기기 개발에 잇달아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총 8억개의 주요 화합물 분자모델을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한 '다비드(DAVID)' DB 구축을 완료했다.


또한, 2년 동안 작업 끝에 자체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DAISY)' 구축도 완료해 다비드 DB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에 대웅제약이 DB로 구축한 화합물 8억개는 약 10의 9승개로, 신약 후보물질이 될 수 있는 모든 화합물의 총 수 약 10의 60승개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규모다.


그럼에도 8억개 수치는 대웅제약이 지난 40여년에 걸친 신약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대부분의 화합물을 DB로 구축한 것이어서 AI 분석시스템 데이지까지 개발을 완료한 만큼 앞으로 신약개발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지난해 사내에 오픈한 데이지 시스템과 다비드 DB를 활용해 비만·당뇨 치료제의 활성물질을 발굴하는 시간을 기존 1년 이상에서 2개월로 대폭 단축시킨 성과를 거뒀다. 또한 기존 1~2년 걸리던 암세포 억제기능 선도물질 발굴을 6개월만에 이룬 성과도 거뒀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AI 기술을 적용할 경우 신약 개발기간은 기존 약 15년에서 7년으로, 비용은 약 2조~3조원에서 6000억원으로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다비드 DB 구축은 AI 신약개발 경쟁에서 퀀텀점프를 하기 위한 기초공사를 마무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용 AI 개발기업 라이프시맨틱스는 앞서 지난 16일 AI로 피부암을 진단할 수 있는 의료 AI 솔루션을 개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캐노피엠디 SCAI'라는 이름의 이 솔루션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피부암 의심 환자의 피부 병변을 찍으면 피부암 여부를 감별해 주는 보조 의료 AI 솔루션으로, 높은 진단 정확도를 통해 피부암 환자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캐노피엠디 SCAI가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이미지를 활용해 피부암 진단을 보조하는 국내 첫 소프트웨어 의료기기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라이프시맨틱스는 피부암 발병률이 높고 원격의료가 활발한 호주·뉴질랜드 등 해외에 진출하는 동시에, 특수장비 없이 간편하게 사용하는 장점을 활용해 고혈압, 전립선암 등 질환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이달 초 AI로 사용자의 식사·운동·수면 등 생활습관과 혈당간의 상관관계를 실시간 분석·조언해 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파스타'를 국내에 출시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국내시장 안착 후 내년부터 일본, 미국 등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밖에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연구소로 전환을 선언한 GC녹십자그룹의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최근 이화여대와 인공지능 신약개발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국내 의료 AI 벤처기업 에이아이트릭스도 중앙대병원과 AI를 활용한 생체신호분석 ·혈액검사 협업에 나서는 등 기업과 대학간의 협업도 활발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 기업이 AI를 활용해 개발 중인 신약 중 임상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은 총 6건, 국내 제약사와 AI기업간 협업은 총 88건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환자 데이터 접근 규제 등 데이터 활용성 부족, 인력 확보 어려움 등으로 국내 AI 신약개발 경쟁력은 미국·스위스·일본·인도 등 경쟁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AI 신약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데이터 사용절차 간소화 등 데이터 활용 개선과 융합형 인재 등 우수인력 확보가 핵심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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