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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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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로 변신했다"…기준금리 동결한 美 연준, 긴축정책 종지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4 09:05
USA GOVERNMENT FEDERAL RESERVE POWELL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EPA/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작년 3월부터 시작된 고강도 금리인상 사이클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연준은 이날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10회 연속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했다가 지난 6월 15개월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그 이후 7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이달까지 세 차례 연속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연준의 이번 동결 결정으로 한국(3.50%)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으로 2.00%포인트다.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예상됐던만큼 점도표와 내년 경제 전망이 주목을 받았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예상치(이하 중간값)는 4.6%로, 내년 금리인하 횟수가 3회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9월에 제시된 수치(5.1%)보다 상당히 완화된 수치이기도 하다.

연준은 또 2025년, 2026년에 금리를 각각 4회, 3회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로라면 2026년말 미국 기준금리는 2∼2.25%로 내려가게 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최고경영자는 "밖에는 여전히 춥지만 연준은 향후 몇 개월에 걸쳐 꽁꽁 얼어붙은 금리를 녹일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12월 FOMC 성명,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 내용도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연준은 "최근 지표는 경제활동 성장세가 지난 3분기의 강한(strong) 속도에서 둔화했음을 시사한다"면서 "고용 증가세는 올해 초반에 비해 완만해졌으나 여전히 강세이며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지난 한 해 동안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위원회는 더 이상의 추가 긴축정책(any additional policy firming)이 필요할 경우 데이터를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기존 성명에서 ‘any’라는 제한적인 표현이 추가된 것으로 향후 금리인상이 없음을 시사한 셈이다.

파월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실업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에서 둔화됐고 이는 좋은 소식"이라며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이번 회의에서 위원들이 언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금리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왔으며 세계뿐만 아니라 이번 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책의 무게 중심이 연준의 피벗(정책 전환)으로 돌아섰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의 내년 3월 첫 금리 인하 가능성을 80% 가까이 반영했다.

한편, 연준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2.4%, 2025년엔 2.1%로 낮아지면서 2026년에는 목표치인 2.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이 기간에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4.1%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지난 9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은 1.4%로 전망했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11차례나 인상했고, 긴축정책 시작 당시 0.00∼0.25%였던 금리는 현재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인 5.25∼5.50%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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