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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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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인도 주식 사라"…글로벌 IB, 내년 아시아 투자전략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3 10:53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2024년 투자전략



엔화 매수, 일본 장기채·중국 주식 매도

"인도·인도네시아 주목해야"



경제 성장 전망과 우호적 정책 환경

"내년, 아시아가 유망한 투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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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거대 자산운용사들이 2024년에 대비해 아시아에 대한 다양한 투자전략들을 공개해 관심이 쏠린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프린시펄 자산운용,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내년 아시아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자산운용사들은 내년 아시아에 투자하는데 있어서 자산 배분을 결정하는 것이 유난히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지만 그럼에도 아시아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는 기대에 못 미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16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전쟁 등을 포함한 거대한 이벤트들이 지난 12개월 동안 발생했고 이는 불확실성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아시아의 경제 성장 전망과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정책 환경을 감안하면 아시아가 내년에 유망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게 자산운용사들의 주장이다.

엔화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 일본 엔화 매수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는 달러 대비 일본 엔화가 강세를 포지션에 ‘비중 확대’(overweight)를 제시하면서 엔화 매수에 나설 것을 권장했다. 알리안츠에서 다수의 자산을 총괄하는 지지안 양은 "엔화가 오랜 기간 동안 저평가됐기에 터닝포인트가 임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작년 이맘때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앞으로 일본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실제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폭을 확대한다고 깜짝 발표했고 시장에서는 이런 조치가 사실상 금리 인상에 해당한다고 평가했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 정책을 고수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7월까지 기준금리를 22년만 최고 수준인 5.25∼5.5%로 끌어올리자 현재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연초 대비 10% 가량 급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엔/달러 환율 전망이 내년에는 다를 것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내년에 폐지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핌코(PIMCO)은 지난 몇 달 동안 일본 엔화를 꾸준히 매입해왔다고 지난달 밝혔고,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은 일본 엔화가 절상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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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건물(사진=로이터/연합)


◇ 일본 국채 ‘하락 베팅’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조지 에프스타토풀로스 자산운용사는 "일본 국채가 하락할 것으로 베팅하지 않는 것이 지난 20년 동안 대세로 여겨졌지만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하면서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일본 국채를 보유하지 않기로 선택했다.

실제 일본은행이 올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수익률곡선 통제 정책(YCC)을 몇 차례 조정하자 일본 장기채 수익률이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YCC는 국채 수익률이 특정 수준을 넘을 경우 일본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국채 수익률을 낮게 유지하는 정책이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일본 장기채에 대한 숏 포지션은 국채를 매입하는 YCC 정책 때문에 그동안 위험한 투자전략으로 거론돼왔지만 2024년에는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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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인도국민당(BJP)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 인도·인도네시아 주식 주목…"중국 부동산·은행주는 매도해야"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인도 증시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경제 성장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이 핵심 포인트"라며 "인도 증시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과 낙관론은 그동안 전무했지만 이젠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거시경제 환경 또한 개선되면서 인도 증시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내년 총선에서 집권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되는 점도 시장에는 호재다. 그 영향으로 지난 11월 말 기준 인도 거래소의 시가총액은 3조 9890억 달러로, 홍콩의 3조 9840억 달러를 앞지르면서 인도 증시가 세계 7위로 부상했다.

인도의 니프티 50지수는 지난 12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6%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를 상승세로 마감하면 8년 연속 상승을 기록한다.

인도네시아 주식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사트 두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도네시아 은행과 광물 관련주를 추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은행은 예금비중이 높아 유동성이 풍부하다"며 "현 시점에선 인도네시아 은행주 매수만큼 쉬운 일은 없다"고 말했다.

두라 매니저는 또 전 세계가 전기차를 포함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열을 올리고 있어 니켈, 알루미늄 등 광물업체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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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사진=AFP/연합)


이밖에 모건스탠리는 중국 부동산과 은행 주식이 내년에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투자자들이 이들에 ‘비중 축소’(underweight)에 나설 것을 권장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이 최근 반등한 것은 단기적 현상에 불과하다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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