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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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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美 연준 내년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1 11:09
USA-FED/FRAMEWORK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에 본격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2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미국 인플레이션의 둔화 추이가 지속되는 만큼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에 연준이 내년 금리를 인하하는 시기와 그 규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지만 이번 회의에서 공개될 ‘점도표’가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1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작년 이후 큰 폭으로 둔화됐기에 내년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가 투자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의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금리 인하의 시기와 규모보단 그 배경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뜻으로, 그동안 견고한 모습을 보이던 미국 경제가 내년부터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에 따라 향후 금리인하 횟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금리인하 이유가 오로지 인플레이션 둔화 추이에 따른 것이라면 경기침체 없이 물가 상승을 끌어내리는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는 의미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 제약적인 수준인 5.25∼5.5%에서 빠르게 끌어내릴 필요성이 떨어진다. 이는 공격적인 연준 피벗을 기대했던 투자자들게 실망스러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의 전략가들은 "연준이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하면 큰 폭의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시장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는 "연준이 만약에 경제가 급격하게 악화되거나 경기 침체의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실업률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져 연준의 양대 책무 중 하나인 ‘최대 고용’이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수요 위축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연준은 통화정책을 빠르고 큰 폭으로 완화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만 경기침체 영향으로 금융시장 등이 위축될 수 있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경기와 함께 냉각되어서 금리인하를 원하는 것이지 경제가 침체되어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운)의 GDP나우는 지난 7일 기준, 올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1.2%로 제시했는데 이는 3분기 성장률(5.2%)를 크게 하회한다. GDP나우는 대표적인 경제 예상모델로 실시간 경제 수치를 반영해 산출된다.

다만 미국 경제를 강하게 떠받치는 노동시장은 여전히 위축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발표된 11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실업률이 전달보다 0.2% 하락한 3.7%를 기록했고 비농업 부문 고용은 19만 9000명 증가해 전달(15만명 증가) 수치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달성을 예상해 연준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도이체방크의 브렛 라이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2월 FOMC에서 공개될) 점도표가 내년 상반기에 금리인하를 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가펜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할 것으로 예상해 연준이 내년 6월에 금리를 처음으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리 인하 배경이 경기 위축이 아닌 물가 압박 둔화 때문이라며 내년 금리가 총 0.7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SMBC 니코 증권 아메리카의 조셉 라보르그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3월 금리인하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연준의 지난 5차례 통화긴축 사이클에서 금리가 마지막으로 인상된 후 첫 금리인하까지 평균 8개월이 걸렸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 연준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1.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움직임이 경기침체를 방지하기엔 충분하지는 않지만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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