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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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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불안에 뚝뚝 떨어지는 국제유가…WTI 70달러 붕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7 12:03
GLOBAL-OIL/WTI

▲미 원유시추기(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수요 둔화 등으로 글로벌 원유시장이 과잉공급되고 있다는 우려에 국제유가가 5개월만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1% 폭락한 배럴당 69.3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이 7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3일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날까지 하락 마감함으로써 WTI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 낙폭은 11%에 육박한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대비 3.8% 내린 배럴당 74.30달러로 마감했다.

유가 하락에 미국 휘발유 가격은 11개월 만에 최저를 찍었다. 미 자동차협회(AAA) 자료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휘발유 평균 소매가는 갤런당(3.78리터)당 3.22달러로 1월 3일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글로별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국제유가를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최근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의 과도한 부채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거론하며 중국의 국가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미국의 경우 이날 발표된 11월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0만 3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 예상치(12만 8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 재고 지표도 혼조 흐름을 보였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주간 미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60만 배럴 감소했지만 휘발유 재고는 540만 배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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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WTI 가격 추이(사진=네이버금융)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감산 정책에 대해서도 시장의 회의론은 이어지고 있다.

OPEC+은 지난달 장관회의에서 내년 1분기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사우디의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이 포함된 수치다.

하지만 이는 자발적 감산으로, 협의체 차원의 공식적인 의무 감산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감산을 더 연장하거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최근에도 강조하고 있지만 투자 심리를 반전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주요 지지선들이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 투매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유가 상승 가능성을 논하기도 전에 확실한 반전 신호를 목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줄어드는 미결제약정(Open Interest)과 원유 공매도 추이를 따르는 프로그램이 브렌트유 낙폭을 키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OPEC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OPEC의 산유량은 하루 2781만배럴로 집계됐는데 이는 10월 대비 9만 배럴 가량 낮은 수치다. OPEC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다. 감산에 예외를 적용받는 이란의 지난달 원유 생산량이 5년래 최고치를 찍어 기타 회원국들의 감산이 일부 상쇄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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