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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르게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28일(현지시간 )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왕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이 블룸버그TV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쇼’에 출연해 연준이 시장 예측보다 빨리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며 그 시기는 이르면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5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약 80%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내년 5월에 미국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6월에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애크먼은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증거들을 목격해왔다며 "연준이 빠른 시일 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경착륙 리스크가 실제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연착륙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크먼은 또 미국 실질 금리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는 물가 상승까지 감안한 금리를 뜻한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 금리는 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3% 밑으로 떨어지더라도 연준이 기준금리 상단을 5.5%에 유지시킬 경우 "이는 매우 높은 실질 금리를 뜻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애크먼은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방향에 베팅을 이어왔다. 지난달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5%를 넘자 애크먼은 경제 둔화 우려로 미 국채에 대한 숏 베팅을 청산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연준의 긴축 행보에 발맞춰 금리인상을 이어왔던 한은이 언제 금리를 내릴지 주목받는다. 한은이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미국의 금리 전망이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되기 때문이다.
한은이 30일 예정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 시장 참여자들은 통화정책 완화의 타이밍에 관심을 점점 돌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역사는 한은의 금리동결 기조가 2년차로 접어들 때 통화정책 방향이 전환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경향은 한은이 내년에 방향을 전환할 것이란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5%로, 한은은 지난 2월 이후 6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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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에 한국 금리가 처음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치솔루션 산하 연구기관인 BMI는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완만해지면 한국은행이 완화 사이클을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그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점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8월 이후에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이전 전망보다 4개월 더 늦춰진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2.5% 밑으로 떨어지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HSBC의 최 진 한국·대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3분기에 첫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기했고 골드만삭스는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덜 매파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다만 이러한 관측이 이번 금통위에서 발표될 수정 경제 전망치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로 1.4%,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3.5%를 제시한 바 있다. 내년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2%, 2.4%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