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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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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화 환율 하락세 지속?…"4분기 아시아 최고의 통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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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 원화가 태국 바트화를 제치고 올 4분기 아시아에서 가치가 가장 크게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4일 종가 기준, 이번 분기에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3.3% 가량 오른 반면 바트화 가치 상승률은 2.6%에 그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통화긴축 정책을 중단하고 내년부터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아시아 통화가치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까지만 해도 달러당 1300원대 중반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297.8원에 개장했다. 달러 대비 태국 바트화 환율도 지난달 달러당 37 바트를 돌파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현재 35바트를 밑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분기에 한국 원화 가치가 아시아 통화 중 최고의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입을 모은다. 한국은행과 태국중앙은행(BOT)은 다가오는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통화정책 향방과 관련해 태국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월 태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대비 0.31% 떨어지는 등 2년만에 첫 하락으로 덜아선 와중에 3분기 성장률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노무라홀딩스와 스탠다드차터드의 애널리스트들은 태국 기준금리가 내년에 인하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탠다드차터드의 니콜라스 치아 거시경제 전략가는 "미국과 금리차가 커진 상황에서 10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하락하자 BOT는 비둘기파적으로 돌아설 잠재력이 있다"며 "이는 바트화 가치에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를 기록해 9월(3.7%)보다 더 상승했고 가계부채는 다시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올 3분기 가계빚은 187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다만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보다 매파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과 BOT 간 상반된 통화정책 향방에 이어 한국 수출이 개선되고 예상보다 부진한 태국의 관광업이 원화 가치를 뒷받치는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됐다. 10월 한국 수출은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하며 반등의 시동을 건 상태다.

내트웨스트 마켓의 갈빈 치아 신흥국 시장 전략가는 "더 우호적인 달러 환경 속에서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수출 전망이 (가치 상승에) 한층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를 고려해 원화 가치는 펀더맨털 차원에서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경제난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의 루피화가 올해 아시아에서 최악의 성과를 기록하게 될 통화로 전망됐다. 루피·달러 환율은 27일 달러당 285.64루피에 거래를 마감, 루피화 가치는 올 들어 20% 가량 추락한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년에 환율이 달러당 350루피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MI의 존 애시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가치하락이 예상된 통화"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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