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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의 미션-상] '돈잔치' 겨냥한 금융당국...역행하는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0 08:54

'라임사태' 책임...손태승 전 회장과 연 4억원 고문계약

CEO 고문선임 관례, 일반 상근직보다 높은 급여



이사회, 손 전 회장 고문선임 조치 없어

CEO 직무 감독 이사회 역할 수행 의문



이번주 임시이사회서 고문 계약 해지시

이사회 스스로 사실상 잘못된 계약 시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8개월을 앞두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임 회장의 공언과 달리 우리금융에서는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고, 실적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임 회장이 현재 당면한 문제와 과제를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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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라임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과 4억원의 연봉을 지급하는 고문계약을 맺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사 CEO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고문으로 선임되는 게 관례이지만, 최근 정부가 고금리 기조 속 은행권은 이자 수익으로 높은 연봉을 수령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점을 고려하면 손 전 회장의 고액의 고문 급여는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운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 전 회장의 고문 선임은 이사회 결의 사안이 아닌, 우리금융 및 임종룡 회장의 판단에 따라 체결됐다. 이를 고려하면 손 전 회장에 고액 연봉과 의전을 제공하기로 한 우리금융은 물론 CEO를 감시, 견제할 의무가 있는 이사회의 책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손태승 前 회장 '고문계약', 논란의 핵심은 고액연봉과 국민정서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사태로 문책경고라는 중징계를 받고 올해 3월 자리에서 물러난 손 전 회장이 우리은행 고문으로 선임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문책경고를 받은 손 회장은 3년간 원칙적으로 금융사의 임원이 될 수 없지만,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고문직을 ‘사실상 임원’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금융 측은 "고문은 지배구조법에서 규정하는 임원이 아니고 자문역"이라며 "경영활동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손 전 회장이 지난해 12월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대법원으로부터 ‘중징계 취소’ 확정 판결을 받은 점도 이번 고문직 선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 전 회장이 DLF에 이어 라임사태 중징계 건으로 다시 한 번 소송을 제기하면 이 중징계 건 역시 취소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 DLF 중징계 승소로 자신감을 얻은 손 전 회장은 올해 초 라임사태 중징계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700억원 횡령 사고,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등 각종 사고에 대해 CEO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결국 손 전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새 수장으로 선임됐다.

문제의 핵심은 손 전 회장의 고액 연봉과 국민 정서다. 손 전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2년간 고문계약을 맺고 연 4억원의 연봉과 별도의 업무추진비, 사무실, 차량, 기사 등을 받고 있다. 우리금융 판단대로 고문직을 ‘임원’이라고 볼 수 없고, 금융권 취업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손 전 회장 역시 일반적인 상근직보다 높은 급여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특히나 최근 정부가 은행권을 향해 이자수익으로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손 전 회장에 사실상 의전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사들이 고금리로 많은 이익을 보고 있고, 성과급, 돈잔치 등의 분위기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당국에서 중징계를 받은 사람에게 고액의 연봉을 주면서 고문계약을 맺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행보인가"라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 우리금융 이사회, '임종룡 회장' 감시체계 제대로 작동했나

우리금융 이사회가 우리금융 CEO를 견제, 감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 내부규범 제8조(이사회의 권한과 책임) 조항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사회의 권한으로 정한 것과 지주사의 중요한 업무에 관한 사항을 결의하며, 사내이사, 비상임이사 등 이사의 직무 집행을 감독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미 각종 금융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손 전 회장이 우리금융과 고문 계약을 맺는 것을 두고 이사회가 지금까지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것은 이사의 직무 집행을 감독해야 한다는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어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손 전 회장이 올해 3월 연임을 포기한 데 영향을 미친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등의 금융사고가 통상 금융사고랑 성격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평가다. 해당 사고는 펀드에 가입한 고객뿐만 아니라 회사라는 법인, 즉 우리금융지주에도 피해를 준 사고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은 이달 23일과 24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올해 영업현황, 내년도 사업계획에 대해 논의한다. 우리금융 측은 "매년 열리는 통상적인 이사회"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손 전 회장의 고문 계약과 관련해 이사진 내부에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이사회의 논의 끝에 손 전 회장의 고문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면, 그간 우리금융 이사회가 고문계약과 관련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는 고문계약 해지가 사실상 잘못된 계약이었다는 것을 이사회 스스로도 시인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고문 선임이 이사회에서 의결할 사안은 아닐지 몰라도 (손 전 회장과) 계약을 해지한다면 사안의 중요도 측면에서 이사회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며 "그러나 마치 해서는 안 될 일을 들킨 것처럼, 고문계약을 두고 (시민단체 등에서) 문제를 제기하니까 (이사회와 우리금융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바람직한 행보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사회 차원에서 당당하면 손 전 회장의 고문계약을 해지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융권에서 통상적으로 전직 CEO를 고문으로 위촉하는 것은, 경영자문 등 고문이 주는 역할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아무리 관례라고 해도 회사에 피해를 끼친 CEO를 고문으로 선임하고, 고문료를 지급하는 게 옳은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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