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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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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너지+] 당뇨, 고혈당 증상보다 합병증 더 무섭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9 15:44

■ 국내 성인 절반에 젊은층 증가 '당뇨병 대란' 우려



40세 이상 매년 선별검사, 합병증 정기검사 필요

금연금주 기본, 주3회 규칙운동에 7~8시간 숙면

"조기진단·처방제 복용으로 합병증 충분히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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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인 혈당 측정은 당뇨병 조기 진단과 관리 및 치료의 첫걸음이다. 사진은 당뇨병 환자가 병원에서 혈당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50대 초반의 직장인 A씨는 4∼5년 전부터 공복혈당(8시간 이상 금식) 수치가 정상치(70~100 mg/dL)를 벗어나 높아지더니 약 2년 전부터 혈당이 110∼120mg/dL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수준으로 나빠졌다.

A씨는 고혈압과 고지혈증(중성지방)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 중이어서 병원에서 3∼6개월마다 혈액검사를 한다. 집에서도 자가혈당측정기로 거의 매일 혈당을 재본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공복혈당이 더 높아져 126mg/dL을 넘나들고, 병원 검사에서 3개월 평균 혈당수치를 알려주는 당화혈색소가 6.3% 내외로 나오는 등 이대로라면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의사의 경고를 받았다.

당뇨병 진단은 당화혈색소 6.5% 이상, 8시간 이상 공복 후 혈장 포도당 126㎎/dL 이상, 75g 경구 포도당 부하검사 2시간 후 혈장 포도당 200㎎/dL 이상 등 기준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내려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3.6%로 약 600만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전단계(유병률 41.3%)까지 포함하면 전체 성인의 절반이 넘는다. 최근에는 2030세대의 건강 악화로 젊은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고령화와 맞물려 ‘당뇨병 대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윤정 교수는 "최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비만 등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국내 당뇨병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아직 많은 이들이 당뇨병에 인식이 부족하고 관련 검사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당뇨병 환자들은 특별한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 모르고 생활하다 뒤늦게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혈액을 통해 공복혈당 또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하는 것으로 선별검사가 가능하다. 당뇨병 선별검사는 40세 이상 성인 또는 위험인자가 있는 30세 이상 성인은 매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만약 당뇨병으로 진단된다면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비만 등 추가 진단이 필요하다. 초기 합병증으로 잘 동반되는 당뇨망막병증, 단백뇨증, 그리고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필요한 당뇨 합병증 검사를 진행해 주기적·지속적으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만으로 조절할 수 없는 제2형 당뇨병의 경우 당화혈색소를 고려해 경구 혈당강하제로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인슐린이 결핍돼 있는 제1형 당뇨병을 비롯해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당뇨병 합병 임신, 급성 합병증, 감염, 염증, 수술 등 일시적으로 필요한 경우 인슐린 치료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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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은 생할습관 교정이 관리와 치료의 첫걸음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애매해 혈액 검사를 통해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조기 진단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림은 당뇨병의 주요 원인들. 자료=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당뇨가 있는 환자는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1.56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 합병증인 심근경색증, 허혈성 뇌졸중뿐만 아니라 심부전, 말기신질환의 발생률 또한 증가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식사 관리나 운동을 통한 생활 습관 개선이 함께하지 않으면 약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체중 관리, 금연, 금주(절주)는 기본이다. 적정한 체중과 허리둘레(남자 90㎝, 여자 85㎝ 이내)를 유지하고 일주일에 3번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기름으로 조리된 음식이나 기름이 많은 고기는 섭취를 줄인다. 짜고 달고 기름진 가공식품이나 패스트 푸드는 가능한 멀리한다. 과일과 채소, 해조류가 많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제때 식사하는 게 중요하다. 하루 수면시간을 적정하게(7~8시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는 "당뇨병은 고혈당 자체에 의한 증상보다 합병증이 더 위험한 질환"이라며 "혈당이 높으면 피는 물엿처럼 끈적끈적해지고, 끈적끈적해진 피 때문에 우리 몸의 말초조직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서 만성혈관 합병증이 잘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당뇨병 합병증이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서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첫 번째다. 정 교수는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환자에게 맞춤 처방된 약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면서 "환자별 맞춤처방이 가능한 다양한 약제들이 나와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과 합병증은 줄어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집에서 자가혈당측정기를 이용해 혈당을 재서 기록하는 것은 당뇨병뿐 아니라 당뇨병 전단계를 관리하는 데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하지만 너무 오래된 혈당측정기는 수치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상당하므로 새 것으로 교체하거나 2개 이상의 혈당측정기를 이용해 측정했을 때 차이가 많이 나면 병원 검사 수치와 비교를 해서 하나는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온종일 혈당 수치를 재주는 자동혈당측정장치를 스마트기기로 연동하는 최신 장비를 활용하는 것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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