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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 사진=휠라홀딩스 |
휠라홀딩스는 올 들어 실적 부진을 중장기 성장을 위한 과도기 단계로 보고, 브랜드 가치 재정립·사업모델 전환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초점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연매출 실적 하향조정, 리브랜딩 효과 관건
3분기 실적공개 시즌을 맞아 패션 대기업들이 성적표를 내놓는 가운데 휠라홀딩스는 다소 기대감을 낮춘 입장이다. 증권사별로 수치는 다르지만 올 3분기 휠라홀딩스의 매출·영업이익 모두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제시하는 상황인 데다 앞서 휠라도 일찌감치 예상치보다 연간 영업실적을 하향 조정한 상태다.
당초 연결 기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0~20%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으나 30~40%로 감소 폭을 확대한 것이다. 경기 침체에 더해 사업 큰 축 중 하나인 휠라 부문 실적 개선이 늦어지는 탓이다. 휠라홀딩스는 휠라코리아·휠라USA를 담당하는 휠라 부문과 골프 자회사 아쿠쉬네트 부문으로 나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휠라홀딩스 매출은 2조2556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455억원)와 비교해 0.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12억원에서 2523억원으로 21.5% 줄었다. 아쿠쉬네트 부문의 호조에도 휠라USA의 과잉 재고 문제 등으로 휠라 부문이 상반기 적자 전환하는 등 부침을 겪어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되고 있다.
업계는 휠라홀딩스가 주력하는 대대적인 리브랜딩 전략 효과가 가시화될 때 이를 발판으로 본업 회복을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휠라는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 주도로 지난해 2월 글로벌 5개년 전략 ‘위닝 투게더’를 선포했다.
오는 2026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입하는 중장기 전략으로, 인적 쇄신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글로벌 조직도 개편한 바 있다. 올해로 2년차를 맞았지만 실적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두를 것 없다"…D2C(소비자 직접 판매) 비중 확대
휠라홀딩스는 상반기 저조한 실적이 리브랜딩 과정에서 발생한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따라서 서두르지 않고 분위기 쇄신을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6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 4조4000억원, 영업이익율 15~16%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핵심 전략인 위닝 투게더에 따라 D2C 위주로 유통망을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휠라홀딩스는 2026년까지 국내 홀세일(도매) 비중을 40%에서 20%로 줄이는 대신 온라인 비중을 10%에서 20%로, 오프라인 리테일(소매) 비중을 50%에서 60%로 각각 늘릴 방침이다.
미국도 올 연말까지 지난해 말 재고 대비 50%를 홀세일 채널에서 청산하고, 향후 3년 내 5% 수준인 온라인 비중을 20%까지 늘린다.
그동안 휠라홀딩스는 타사 대비 70%라는 착한 가격대로 젊은 고객들로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생산 공장은 없으나 중국 소싱센터에서 신발 샘플을 자체 제작해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도매점마다 재고 소진 목적으로 할인 폭을 키운 탓에 저가 브랜드라는 인식까지 굳어지면서 휠라가 가격 통제력이 낮은 홀세일 비중을 낮추는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휠라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여파로 10~20세대 고객도 명품을 적극 소비하는 양상으로 변화하면서 브랜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올해는 중장기 성장을 위한 과도기로 판단하고 내년부터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