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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사진=로이터/연합) |
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9시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32엔을 보이고 있다. 이날 새벽엔 환율이 달러당 151.7엔대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일본당국의 개입을 불렀던 수준(151.9엔대)까지 근접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올 들어 13% 가량 상승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전날 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변동 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되 시장 동향에 따라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수정이 예상보다 약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 엔화 약세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전날 오전 달러당 149엔대에 머물러 있었던 엔화 환율은 회의결과가 나온 이후 단숨에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선을 돌파했고 이날 오전까지 급등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라며 금융완화정책으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 느리고 점진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시사했다.
이에 트레이더들 사이에선 일본 정부가 시장에서 달러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으며 엔화 약세에 대한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삭소뱅크의 차루 차나나 시장 전략가는 "일본은행은 또다시 실망감을 안겼다"며 "엔화 약세론자들이 다시 돌아왔고 150엔선은 더 이상 중요한 저항선으로 작용하지 않아 152엔 돌파가 테스트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5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자 일본은행이 긴축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톨루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스펜서 하키미안 최고경영자는 "일본은행이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조정했음에도 엔화 통화가치가 약세를 보인점, 그리고 일본의 원자재 수입 의존도롤 그려하면 일본은행이 내년에 YCC를 폐지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이때 엔화 가치상승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엔저 장기화의 급등한 근본적인 배경이 미일 금리차이기 때문에 결국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중단해야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BNY 멜론 인베스트먼트 매지니먼트의 아닌다 미트라 전략가는 "일본은행의 긴축만으론 엔화 가치 절상이 부족하다"며 "그것(엔화 환율 하락)이 나오려면 연준의 비둘기파적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관은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 개입 등의 조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현재 스탠바이 중이지만 우리가 무엇을 할지, 그리고 언제 단행할지는 말할 수 없다"며 "긴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반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방적이고 급격한 환율 흐름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 가능한 모든 옵션을 적절하게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칸다 재무관은 또 최근 엔화 환율 급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투기적인 외환 시장 움직임을 지목하면서 "펀더멘털로 하룻밤에 몇 엔씩 움직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올해 초 대비 25엔 가량 급등한 상황"이라며 "또 짧은 시간 내 몇 엔 더 올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