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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사진=로이터/연합) |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달러인덱스는 지난 6년 동안 매년 12월에 하락했고 하락폭 또한 평균 1.4%로 집계됐다. 또 2019년과 2021년을 제외한 나머지 해에는 달러화 가치가 11월에도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통화가 11월과 12월에 달러대비 1.2%씩 강세를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7월 중순에 99선에서 바닥을 찍은 후 현재 106대로 반등해 연중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상 연말에는 산타랠리를 비롯한 위험자산 수요 증가, 기관 투자자의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 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는 연준 긴축정책의 누적된 영향과 최근의 중동 불안이 이런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미즈호 은행의 비슈누 바라단 경제 전략 총괄은 "지난 5년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실질금리 스프레드가 달러화에 더 우호적인 상황임으로 달러 약세론자들이 위축될 수 있다"며 "연준의 전례없는 고강도 긴축이 ‘방 안의 코끼리’로 작용하고 있는 와중에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고조됐다"고 말했다. 방 안의 코끼리란 모두가 잘못임을 알면서도 이를 밝힐 경우 초래될 위험을 우려해 아무도 이를 지적하지 않는 큰 문제를 의미하는 표현이다.
미국 경제가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동시에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시사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금리 기준물인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약 16년 만에 5%선을 돌파한 점이 모두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인 달러로 수요가 쏠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바라단은 달러화 향방을 가르는 요인들이 난무하고 있는 만큼 과거 흐름대로 달러화 약세 베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연말을 앞두고 달러 약세에 얼마나 베팅할 것인지 주의해야 한다"며 "계절적으로 이상한 한 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또한 "현재 시장에서 고조되고 있는 경제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연말 달러화 약세 추세가 이번에는 달러 약세론자들을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DBS 은행의 웨이 리앙 창 거시경제 전략가는 "항상 과거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다"며 "중국 경제가 안정화되고 연준이 시장 분위기를 망치지 않는다면 오는 11월과 12월에 아시아 통화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4분기부터 1조 위안(약 184조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올해 달러화 가치가 과거 흐름대로 떨어질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바클레이즈의 미툴 코테차 외환 및 신흥국 거시경제 전략 총괄은 "일반적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광범위한 통화약세 추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미 국채금리가 다소 진정됐고 달러화 또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연말엔 아시아 약세가 나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