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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초대형 스팩’으로 불리는 NH스팩20호를 통해 스팩 상장하려는 스크린골프 기기 제조사 크리에이츠가 고평가 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일부 제품의 매출이 향후 5년 65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월 24일 크리에이츠는 엔에이치스팩20호와 소멸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크리에이츠와 NH스팩20호의 합병 비율은 1대 0.137775이다. 대략적으로 NH스팩20호 7주가 크리에이츠 1주로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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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주당순이익(PER)을 산정한다면 34.66이고, 23년 예상 세후영업이익 기준 PER는 83.43이다. PER은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합병 비율 기준 크리에이츠의 시가총액은 3895억원이다.
유사 기업인 골프존의 PER는 24일 종가 기준 6.6이다. 골프존과 비교할 때 크리에이츠는 당기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이 5배~15배 높다는 것으로 1주당 주가 역시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볼 때 골프존보다 5배~15배 비싸다는 의미다.
자산 규모 차이와 1주당 가격 차이도 상당하다. 합병 가액 산정시 크리에이츠의 자산가치(조정된 순자산가액)는 792억원으로 NH스팩20호의 502억원과 비교해 1.5배 수준에 불과하다. 순자산의 차이는 약 1.5배 정도 인데 주식 가치는 7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 같은 차이가 나는 이유는 주식가치평가 중 수익가치에 있다. 크리에이츠는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이용해 수익가치를 평가했다. DCF는 미래 벌어들일 순현금을 추정하고, 현재가치를 반영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그런데 올해 크리에이츠의 영업이익은 58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교할 때 1/3 수준이다. DCF 기준으로는 악재다. 유입될 순현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리에이츠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세후영업이익이 매년 50%~140% 늘 것이란 전망이 가치평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매년 영업이익이 급등할 수 있는 배경에는 미국향 매출 상승이 기저에 깔려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포터블 론치모니터(EYEMINI 이하 아이미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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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츠는 아이미니의 매출이 올 상반기와 비교해 2027년에는 6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를 1년으로 연환산하더라도 매출이 32배 뛴 다는 것이다.
아이미니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미국 기준으로는 사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향후 4년 반 내로 시장점유율이 지금과 비교해 12배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빌트인 사례를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빌트인 제품 역시 지난해 북미에서의 시장점유율은 되려 하락했다. 2021년 크리에이츠의 6.7%였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5.9%까지 감소했다.
또 북미향 아이미니 제품 판매는 국내와 판매 성격이 다르다. 국내에서 아이미니 판매는 B2B가 메인인 반면 미국은 B2C 고객이 주요 타깃이다. B2B와 B2C는 마케팅 방식, 대금 회수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상이하다. 크리에이츠는 국내에서는 B2B를 주로 공략했다. 국내의 경우 골프 연습장 점주가 주 고객군이기에 B2B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아이미니 관련 낙관적 매출 전망은 크리에이츠의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이제 막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제품 매출이 4.5년 뒤에는 회사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한민국 등 타국가 매출은 제외한 수치다. 아직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미래에 효자 제품이 된다고 가정하고 기업가치를 평가한 것이다.
게다가 크리에이츠는 매출 대비 변동비가 낮은 편이라 공헌이익이 높아 매출 상승 효과가 가치 평가에 바로바로 반영되기 좋다. 2027년 매출은 2096억원으로 올해 예상 매출 817억원보다 2.5배 상승하지만 세후영업이익은 46.6억원에서 590억원으로 12배 이상 늘어난다는 계산이 도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영구현금흐름 구간의 세후영업이익도 급등하였기에 약 10배(WACC 10.22%)의 추가적인 가치증대 효과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합병 비율 산정 시 과도한 가치평가 산정은 대주주와 소액주주간 이해상충을 초래하는 행위다"면서 "특히 스팩합병은 증권사가 보유한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이 1000원이라는 점, 수수료 수익 등을 고려할 때 구조적으로 이해상충이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partner@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