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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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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후폭풍’ 미수금 역대 최대…커지는 반대매매 공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4 15:51

증시 부진에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겹쳐

미수금 일주일새 2배 급증 1조원 넘어서



키움증권의 영풍제지 미수금 영향 커

미수금 회수 나서면 반대매매 공포 확산

빚투

▲위탁매매 미수금과 반대매매 금액이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영풍제지 관련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위탁매매 미수금과 반대매매 금액이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키움증권이 영풍제지와 관련해 발생한 4943억원의 미수금을 반대매매를 통해 회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락장에 돈 못 갚아"…미수금 1조원 돌파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319억원으로 집계됐다. 2006년부터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 17일 5173억원 수준이었으나 영풍제지가 하한가로 내려간 18일 7622억원으로 급증했고 19일부터 3거래일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5145억원(99.5%) 넘게 증가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 돈을 빌려주고 개인투자자가 그 돈을 3거래일 내 갚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은 단타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주식매입대금의 30~40% 수준의 위탁증거금만으로도 주식 매매를 할 수 있게 해왔다. 증거금률이 40%인 경우 40만원만 있어도 100만원어치 주식을 살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나머지 60%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금 발생일 포함 3거래일까지 갚지 못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해당 주식을 강제 처분한다.

위탁매매 미수금이 급격하게 늘어난 데는 고금리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으로 국내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주가가 상승해야 수익을 통해 매입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데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금을 지급할 여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 18일 발생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까지 겹치자 미수금 규모가 급증한 것이다.


◇키움증권, 영풍제지 반대매매 시 규모 더 커질 듯

미수금 급증에 반대매매 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지난 2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금액은 5532억원(53.9%)에 달한다. 지난 17일 511억원 수준이었던 반대매매 규모는 4거래일 만에 10배가량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반대매매 규모가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일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로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의 거래 정지가 풀리면 반대매매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영풍제지는 지난 18일 하한가를 기록하자 금융당국은 다음날인 19일 영풍제지의 거래를 정지한 바 있다.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반대매매에 돌입하게 되면 현재 5500억원 수준인 반대매매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은 리스크 관리가 부실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기존에도 타 증권사들에 비해 증거금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레버리지 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선호가 높다는 게 강점이었는데 이 점이 리스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영풍제지의 거래정지 전 3일 평균 거래대금이 346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키움증권을 통한 미수거래가 비정상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판단된다"며 "이는 키움증권의 미수 증거금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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