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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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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시급한데…젊은 세대들은 "인플레가 더 걱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2 15:07
MYANMAR-CLIMATE-FLOOD

▲미얀마 바고 지역 홍수(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은 기후변화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우려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이코 엡손은 ‘기후 현실 바로미터’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39개국에 걸쳐 전 연련층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응답자는 3만명을 넘었다. 세이코 엡손은 세계 소비자들의 태도와 기대치를 이해하기 위해 2021년부터 매년 설문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16∼29세의 응답자 중 49%는 홍수, 가뭄, 산사태 등 기상이변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매우 낙관적’ 또는 ‘어느정도 낙관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55세 이상의 기성세대 중에서 이와 동일한 답변을 내놓은 비중은 32%에 그쳤다.

또 29세 이하 응답자 중 ‘가격 상승’을 최대 우려사항으로 지목한 비중은 50.6%에 달한 반면 ‘기후변화’는 이보다 소폭 낮은 46.7%로 나타났다. 이는 30세 이상 응답자들과 상반된 결과다. 30세 이상 응답자들이 ‘기후변화’와 ‘가격 상승’을 우려사항으로 답했던 비중은 각각 58.2%, 53.9%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1995년 이후 태어난 이른바 ‘COP(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세대’들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기성세대와 같은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OP는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시작됐다.

젊은 세대들의 위기의식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배경과 관련해 오가와 야스노리 세이코 엡손 최고경영자(CEO)는 기후변화가 그들에게 이미 익숙해진 상황이며 기술발전을 통해 해결책이 나올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젊은 세대들은 지구온난화 속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기후변화로부터 위협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이 인식하는 수준과 현실 간의 괴리가 리스크로 떠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와중에 나와 주목을 받는다.

실제로 올여름 전세계 평균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모자라 지난달도 역대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가 이달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지구 평균 기온은 섭씨 16.38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이미 올여름 세계 평균기온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6∼8월 평균 기온은 16.77도로, 종전 최고치인 2019년 같은 기간의 16.48도보다 0.29도 높았다. 특히 지난 여름 북반구에서 폭염이 다른 기상 현상과 결합하면서 극심한 폭풍우, 산불, 홍수, 가뭄 등으로 이어졌다.

최근엔 미얀마 남부 지역엔 59년 만 최대 강수량을 기록해 1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 8월 미얀마 동부와 서부 지역에서 홍수로 6만여명이 수재를 입고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제78차 유엔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며 "화석연료를 둘러싼 이익과 탐욕으로 인한 시간 낭비를 메우기 위해선 서둘러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세이코 엡손 보고서는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행동을 바꾸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모든 연령대에 걸쳐 약 38%는 해외여행을 이미 줄이고 있다고 답했고 약 30%는 향후 이를 실천하겠다고 답했다. 또 약 20%는 전기차로 이미 전환한 상태이며 51%는 앞으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8차 COP(COP28)는 11월 30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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