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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 씨가 지난 2월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 씨에 대한 배임 혐의가 추가되면서 강 씨와 관련된 상장사들의 시장 퇴출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강 씨와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의 기업사냥이 결국 무더기 상장폐지 사태로 흘러가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장 마감 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버킷스튜디오와 비덴트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를 추가했다. 모두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이 강 씨에 대해 배임혐의를 추가한 것과 관련해 공소장을 확인한 거래소의 조치다.
거래소에 따르면 강 씨가 현 대표로 있는 버킷스튜디오에는 배임 322억원이 추가됐고, 강 씨가 회장직으로 있는 비덴트에는 265억원의 배임 혐의가 추가됐다.
앞서 남부지검은 강 씨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을 구속 기소하고 강 씨에 대해서도 배임과 범죄수익은닉법위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이에 거래소는 검찰로부터 공소장을 입수해 강 씨의 혐의를 확인하고 상폐 사유를 추가했다.
강 씨와 관련해 상폐 위기에 몰린 기업은 총 3곳으로 모두 지난 3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그중 코스닥 상장사 버킷스튜디오는 빗썸코리아 지배구조의 상단에 있는 회사다. 이어 빗썸코리아를 지배하는 빗썸홀딩스는 코스닥의 비덴트가 최대 주주다. 이어 비덴트는 코스피 상장사 인바이오젠이 지배하고 있으며 인바이오젠은 다시 버킷스튜디오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
해당 상장사들은 이미 지난 3월 초 강 씨의 첫 기소 당시 수백억원 규모의 배임으로 무더기 거래정지가 된 뒤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는 중이다.
당시에는 강 씨가 세 곳의 상장사를 통해 총 62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했다. 거기에 세 곳 모두 외부감사에서 일제히 의견거절을 받은 상황이다. 모두 상폐 진행에 대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거래소의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다.
이런 상황에서 배임 액수가 추가되면서 이제 일명 빗썸 관계주 3인방은 돌아오기 어려운 강을 건넜다는 증권가의 전망이 나온다.
의견거절을 받기는 했지만 3사가 공개한 재무제표 상 실적이 기업의 계속성에 의문을 품게하는 수준이다.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의 지난해 매출을 합해도 478억원에 불과하지만 세 곳의 당기순손실 합은 4037억원에 달한다. 3사 모두 무리한 투자와 관계사 이익 급감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망가졌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범죄합수단 부활 이후 일명 ‘작전주’의 시장 퇴출이 매우 빨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혐의 파악과 조사, 수사 등에 수년씩 쓰던 과거와 달리 기소까지 단 몇 개월만에 절차가 이뤄지면서 거래소의 시장조치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거래소 관계자들도 합수단 부활 이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불공정거래에 대한 각종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합수단의 다양한 불공정거래 사건 대부분이 거래소의 시장감시본부의 모니터링 성과와 관련이 있다"며 "업무량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감시 기능이 크게 강화되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