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520조원대로 추산되는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에 큰 관심과 협력을 표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재건 사업 참여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 수혜 업종으로는 건설주 외 전기장비·원전주 등이 꼽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의 재건 프로젝트를 가동한 상태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피해가 확산되면서 이 이상 국토·인프라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특히 세계은행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우크라이나 복구에 필요한 비용을 4110억달러(한화 약 520조원)으로 추산해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의 재건사업은 미국·유럽 업체가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건설 등 일부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평가다.
우리 정부도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적극적인 의사소통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 5월 추경호 부총리가 ‘대한민국-우크라이나 정부 간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에 관한 협정’에 가서명하고,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콘퍼런스’를 공동 개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
◇ 대표주는 역시 건설… 관련주 상승중
대표 수혜 업종으로는 건설주가 꼽힌다. 이미 시가총액 상위 건설주를 모아놓은 KRX 건설 지수는 이달 들어 6% 이상 상승했다.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삼부토건은 지난 10일에만 25%, 대우건설은 지난 17일 10%가량 올랐다.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항공사와 공항 확장공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올해 국내 주택건설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기대감이 떠오르며 건설업계에 호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장비 역시 수혜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전쟁에서 러시아가 작년 10월부터 초고압변전소, 변압기를 집중 공격해 전기 공급 관련 인프라가 잿더미로 변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변전소가 330킬로볼트(kV)·750kV급으로 알려져 관련 변압기의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초고압 변압기를 취급하는 대표주로는 제룡전기, LS일렉트릭 등이 꼽힌다. 제룡전기는 이미 미국 등에 관련 제품을 수출해 온 경험이 풍부하며 우크라이나 철도 재건 관련주로도 주목받고 있다. LS일렉트릭 역시 변압기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원전 재건,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서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도 변압기 등 에너지 관련 기기들에 대한 부가가치세·관세 면제, 통관절차 최소화 조치를 밝힌 바 있다.
◇ 변압기 공급하는 전기장비주, 원전주도 주목
원전도 빼놓을 수 없는 수혜주다. 이미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는 대부분 노후화된 데다가,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자포리자 원전 등이 있다. 특히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원전 인프라의 재건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은 세계 기준으로도 원전 기술 수준이 높은 축에 속하고, 저비용 고효율 분야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도 갖췄다는 강점이 있다.
이미 지난 4월 우크라이나와 SMR 건설 협력 계약을 체결한 현대건설이 대표주로 꼽힌다. 또 미국의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테라파워와 협력한 경험이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SK이노베이션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의 혜택을 볼 전망이다. 이중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핵심 기자재 등을 생산해 미국뿐 아니라 폴란드·체코 등 유럽에서도 활약한 성과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건설기계, 신재생에너지, 첨단기술 분야에서 HD현대건설기계, 한화솔루션, 두산퓨얼셀, 삼성물산, 네이버 등 국내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 중 대부분은 이달 1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기업간담회’에도 참여하며 이미 적극적인 관심을 표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달 한국과 폴란드 간에도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며 "재건사업에서 최우선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폴란드인만큼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