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인투자자들이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일당의 주가 조작에 엮여 하한가를 맞았던 종목들을 매수했다가 손실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라덕연 투자컨설팅업체 H사 대표.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일당의 주가 조작에 엮여 하한가를 맞았던 종목들을 매수했다가 손실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종목들은 주가 조작이 시작되기 이전의 가격으로 대부분 돌아갔다며 기업 실적에 따라 추가 하락 여지가 있는 만큼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선광·세방·하림지주가 하한가를 맞은 지난 4월 24일(종가 기준)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들 8개 종목 중 7개를 순매수했다. 규모는 3020억원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싸질 만큼 싸졌다’고 인식하고 이른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한가 사태가 다소 진정됐지만, 횡보장이 이어지면서 주가 흐름이 부진한 양상이다.
실제 다올투자증권·다우데이타·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선광·세방·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은 4월 24일 이후 현재까지 평균 60% 하락한 상태다.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선광 등은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종목은 대성홀딩스다 해당 종목은 4월 24일(9만1100원)부터 현재까지 84.71% 추락했다. 같은 기간 선광과 서울가스, 삼천리, 세방, 다우데이타, 하림지주는 각각 82.9%, 79.6%, 70.41%, 61.3%, 58.81%, 36.6% 떨어졌다.
다만 다올투자증권은 슈퍼개미 최대주주의 등장과 인수설 등으로 주가가 회복했다. 다올투자증권은 4월 24일부터 현재까지 4.1%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평균 매수 단가와 비교했을 때도 여전히 손실인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이 4월 24일부터 현재까지 대성홀딩스를 매수한 평균 단가는 2만8277원으로 현재 주가 1만3960원 대비 50.63% 손실인 셈이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개인투자자들의 선광 평균 매수 단가는 3만6778원이다. 현재 선광의 주가는 2만원으로 45%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 밖에 서울가스와 삼천리, 세방, 다우데이타, 하림지주의 평균 매수 단가는 각각 11만1756원, 13만8960원, 1만6533원, 1만6801원, 9599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종목들의 반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전에 엮여 주가가 폭락하긴 했지만, 기업가치가 현재 주가 수준 정도가 맞다"며 "실적 또한 받쳐주지 않는 종목이 대다수인 만큼 주가를 반등시킬 요소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8개 종목은 4월 24일 개장 직후 외국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차액결제거래(CFD)에 따른 반대매매였다. 8개 종목을 담은 CFD 계좌가 손실 구간에 들어가면서 증거금을 채우지 못해 증권사가 고객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이다
해당 종목의 주가를 조작한 라덕연 일당은 2019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등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워 약 7305억원의 부당이익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투자자에게 수수료로 받은 1944억원을 식당과 갤러리 등 여러 법인 매출로 가장하거나 차명계좌로 지급받아 세탁해 은닉한 것으로 알려졌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