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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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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대표주자 매일·남양유업 주가 ‘뚝’…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17 16:11

저출산에 유제품 수요 감소…성장성 둔화

정부 가격 인하 압박에 우윳값 인상 난제



남양유업·한앤컴퍼니 경영권 분쟁도 악재

"대외환경 악화"…증권가도 목표주가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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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가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우윳값 인상을 논의 중인 가운데 정부가 우윳값 인하 압박을 가하면서 유업체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국내 유(乳)업계 쌍두마차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주식시장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저출산 심화로 유제품 수요층이 감소한 데다 우윳값 인상을 놓고 정부와 의견이 대립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36% 오른 4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5만3800원이었던 주가는 7개월 만에 22.2%가 하락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에는 6만18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양유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지난 2월에는 64만241원으로 52주 최고가까지 경신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빠르게 하락해 50만원 선에서 횡보하는 양상이다. 이날 남양유업 주가는 장중 48만3000원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회복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0.51% 오른 49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몇 년간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면서 우유 등 유제품 주력 회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겪기 시작했다. 이에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으로 대표되는 국내 유제품 기업들은 신사업으로 영역을 다각화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주력 사업은 유제품 분야다.

매일유업의 지난 1분기 매출액 기준 유가공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75.59%로 전년 동기(78.8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남양유업도 지난 1분기 매출 액 기준 우유·분유류의 비중이 70.8%를 차지했다.

이러한 가운데 원유(原乳) 가격 상승에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 제품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우윳값 인상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일과 12일 유업계와 낙농업계를 만나 과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의 압박에 라면값을 인하한 이후 라면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칠쳤던 것을 감안하면 우윳값의 향방이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주가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남양유업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와의 법적 분쟁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2년 전인 지난 2021년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한앤컴퍼니에 매각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한앤컴퍼니에 거래 선행조건 미이행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이후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소송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경영권을 두고 분쟁이 계속되면서 주가는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두 기업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도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나온 남양유업 관련 증권사 리포트는 1건도 없고 매일유업 관련 리포트도 하이투자증권 리포트 1건 뿐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보고서를 내고 매일유업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7만5000원으로 하향했다. 직전 목표가인 8만원 대비 6.25% 감소한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대외환경 악화 영향에 따라 물량에 대한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시장 내 경쟁제품 증가에 따라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으나 브랜드력 등을 감안한 추가 지배력 확대 기대는 열어둔다"고 분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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