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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 모델이 인공감미료 아스파탐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막걸리 ‘백걸리’ 제품을 들고 있다. |
아직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대체재 찾기에 집중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 켠에선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추가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공동 산하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되, 기존 일일섭취허용량(체중 1㎏당 40㎎)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현행 아스파탐 사용 기준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감미료다. 앞서 이 성분이 발암가능물질로 지정될 수 있다는 소식에 국내 식음료 및 유통업계는 대체재 찾기 또는 아스파탐 미함유 제품 출시 등 대응책 찾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오리온은 나쵸, 감자톡 등 10여 종에, 크라운제과는 콘칩 초당옥수수에 아스파탐을 극소량 쓰고 있는데, 두 회사는 해당 성분 대체에 발빠르게 착수했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에 아스파탐 대체재를 사용할지 여부를 놓고 글로벌 펩시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역시 WHO와 식약처 발표에 맞춰 예정대로 아스파탐 대체재 찾기에 집중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식약처도 현행 기준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추가 조치는 없다"면서도 "예정대로 아스파탐이 함유된 노브랜드 제로콜라와 노브랜드 스파클링 에이드(5종)에 대해 대체 원료로 바꾸기로 협력업체와 협의를 완료했으며 약 2개월 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팝콘 등 10개 제품에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는데, 향후 출시 제품에는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자체 브랜드(PB) 스낵 10여개에 아스파탐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하고, 정부의 식품첨가물 기준 변경 등에 맞춰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아스파탐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기업도 상당수다. GS25와 이마트24 등 일부 편의점업체들은 이번 아스파탐 논란과 관련해 상황을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 성분이 진짜 유해성이 있어서 식약처가 다 빼라고 하면 기업들도 나서서 상품 철수를 하겠지만 사실 기준이 정확하지 않고 모호하다"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아스파탐 논란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아스타팜이 발암물질일 수 있다는 과학적 ‘의혹’이 제기된 것이지, 이 성분이 인체에 암을 일으킨다는 확실한 증거는 못 찾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과학자들이 쥐를 대상으로 아스파탐 성분에 대한 실험을 했는데 ‘이 성분이 발암물질인 것 같다’는 의혹이 있었고, 그래서 프랑스 과학자들이 암에 걸린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아스파탐을 먹었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덕환 교수는 "WHO의 발표는 소비자에게 ‘아스파탐이 발암성이 의심되니 조심해라’라는 뜻이 아니라 전문가에게 ‘이 성분이 발암성이 의심된다는 의견이 있으니 이제부터 본격 조사해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라며 "우리나라 식약처가 일일 섭취허용 기준을 미국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pr9028@ekn.kr